[게임iN사이드] 카카오게임즈 '액션스퀘어 투자' 성배일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1.2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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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게임즈)


[에너지경제신문 류세나 기자] "그 게임 판권을 왜 사요?"

액션스퀘어의 ‘블레이드2’는 지난해 이맘때 게임업계 핫이슈 중 하나였습니다.

이 게임은 모바일게임 최초로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받은 ‘블레이드’의 정통 후속작으로, 개발착수 소식이 알려짐과 동시에 자동으로 기대작 반열에 올랐죠. 업계에서도 ‘블레이드2’ 판권을 과연 누가 따내게 될 지에 안테나를 곧추세웠습니다.

매출 1위 기업 넥슨부터 모바일 절대 강자 넷마블게임즈,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스마일게이트 등 다수의 게임사들이 ‘블레이드2’에 군침을 흘렸습니다.

누구는 이런 조건을 제시했고, 또 다른 누구는 이런 조건을 내걸었는데 미끄러졌다더라부터 역대 최대 금액이 제시됐다는 등 소문도 무성했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최종 계약 확정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시장환경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블레이드2’와 같은 캐릭터 성장 중심의 역할수행게임(RPG) 장르보다 보다 넓은 필드에서의 전투가 가능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시장에서 더 많은 인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오픈마켓 매출 상위권이 MMORPG로 빠르게 채워져 나갔고,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차기작으로 MMORPG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앞다퉈 쏟아져 나왔죠. 순식간에 전세가 역전된 겁니다. 모바일 RPG 장르의 입지는 좁아졌고, ‘블레이드2’도 그 중 하나가 됐습니다.

그 당시 대형 게임 퍼블리셔 한 관계자가 ‘블레이드2’에 대해 "이젠 관심없어요"라고 잘라 말하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귀하신 몸’에서 한 순간에 ‘찬밥’ 신세로 전락하는 듯 보였죠.

그러던 지난해 6월 어느 날, ‘블레이드2’ 개발사인 액션스퀘어가 오랜 파트너사인 네시삼십삼분과 글로벌 판권 계약을 맺었단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업계에선 하나같이 ‘결자해지’ 정도로 치부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네시삼십삼분은 액션스퀘어의 전작들을 유통한 퍼블리셔이기 이전에 최대주주가 같다는 연결고리를 갖고 있습니다. 네시삼십삼분의 최대주주는 권준모 이사회 의장이고, 권 의장은 개인회사(프라즈나글로벌홀딩스)를 통해 액션스퀘어의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블레이드’, ‘삼국블레이드’ 등 액션스퀘어 전작들이 네시삼십삼분을 통해 서비스되게 된 것도 이러한 이유들이 크게 작용했죠.

그런데 단순히 ‘의리’로 계약을 했다고 보기엔 계약금액이 상당했다는 전언입니다. 당초 소문으로 퍼졌던 모바일게임 사상 최대 규모(당시 기준)로 계약을 맺었단 겁니다.

이런 가운데 네시삼십삼분과 함께 국내 및 북미·유럽시장에 대한 부분 공동 퍼블리싱을 결정했던 카카오게임즈가 최근 액션스퀘어에 대한 전격적인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시장의 관심이 다시금 ‘블레이드2’에 쏠리기 시작했습니다.

카카오게임즈 모회사인 카카오에 1조 원 규모의 투자금이 유치된 영향도 어느 정도 작용했겠지만, 액션스퀘어표 차기작에 대한 자심감이 없었더라면 애초에 투자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투자액만 보더라도 그간 카카오게임즈가 진행한 역대 사례 중 최대 규모였습니다. 카카오게임즈는 액션스퀘어에 200억 원을 투자해 이 회사 지분 10.43%를 확보, 프라즈나글로벌홀딩스에 이은 3대 주주로 올라섰습니다.

사실 액션스퀘어와 ‘블레이드2’에 대한 기대감은 올 들어 급속도로 높아졌습니다. 지난 9일 24초 분량의 첫 티저영상이 공개되자 회사 주가가 먼저 요동쳤습니다.

1년 넘게 5000~6000원 수준에 거래되던 액션스퀘어 주가는 티저영상 공개 직후 두 배 가까이 치솟았고, 티저영상 공개 열흘 만인 지난 19일엔 1만 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52주 신고가도 최근 연신 갱신되고 있습니다. 이는 일단 게임에 대한 첫 인상이 나쁘지 않다는 방증으로 해석됩니다.

지금까지 ‘블레이드2’의 실체가 공개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언리얼엔진4를 장착했고, ‘강렬한 타격감과 콘솔게임 수준에 버금가는’ 게임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정보가 전부였습니다. ‘블레이드2’의 첫 테스트 일정이 내달로 잡혀 있는 만큼 카카오게임즈의 액션스퀘어 투자 승부수가 성배였을지 혹은 독배였을지 조만간 1차 윤곽이 나오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류세나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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