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야말 1차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모습. 야말 프로젝트는 러시아 시베리아 최북단 야말반도에 매장된 약 1조2500㎥의 천연가스전을 개발, 연간 1650만 톤의 LNG를 생산하는 사업이다.(사진=novatek)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러시아 북부 야말반도 제2차 가스전 개발 사업의 핵심인 쇄빙선 및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을 한국이 수주하려는 계획에 적신호가 켜졌다. 러시아 운영사 측이 LNG 수송비 절감을 위해 자체 쇄빙선 개발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이 현실화될 경우 2014년 1차 야말 가스전 개발사업 당시 대우조선이 총 48억달러(약 5조원) 규모의 쇄빙선 15척을 ‘싹쓸이’ 수주했던 것과 비슷한 규모의 물량이 사라질 위험이 커서 회생의 돌파구를 찾고 있는 국내 조선 산업에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본지 2월7일자 ‘북방경제협력 9-브릿지 시리즈’ 기사 참조>

12일 러시아 경제 일간지 코메르산트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최대 민간 천연가스기업 노바텍은 현재 야말 반도에서 추진중인 두 번째 액화플랜트 사업 ‘북극 LNG 2’의 LNG 수송비 절감을 위해 새로운 쇄빙선 및 아크(Arc)5급 가스운반선을 자체 개발해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원자력기업 로스아톰의 계열사인 원자력쇄빙선기업 아톰플롯(Atomflot)은 향후 야말 2차 프로젝트 사업의 가동 개시(2023년 목표) 이후 유럽 LNG 수송을 위해 야말 1차 사업 이후 사용 중인 최고 사양의 쇄빙선(Arc7급)보다 낮은 사양의 Arc5급 운반선 개발 및 사용 방안 검토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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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이 건조한 쇄빙 LNG운반선 ‘야말 1호’. (사진=대우조선해양)


지난해 12월 5일 야말 가스전이 상업가동을 개시한 이후 아시아· 유럽 등으로 LNG가 수출되고 있으며, 현재 대우조선이 건조한 4척의 Arc7급 선박(크리스토프 드 마르주리호, 보리스 일킷스키호, 페도르 리케호, 블라디미르 러사노브호)이 쇄빙선 없이 유럽 항구로 LNG를 수송하고 있다.

노바텍이 Arc5급 탱커 도입을 검토하는 이유는 Arc7급의 건조비용이 한 척당 3억 유로(한화 약 4천억원)에 달해 일반 선박보다 2배 이상 비싸기 때문이다. 더구나 유럽 방향으로의 항해 시 빙하 수역은 15~20%로 얼음의 두께가 얇아 굳이 비싼 돈을 들여 높은 사양의 탱커를 활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아톰플롯은 ‘북극 LNG 2’ 사업을 위해 폭 46m인 새로운 라인의 쇄빙선, 운송 용량 17만~17.5만m3 규모의 가스운반선, Arc5급 탱커 등의 개발을 위한 컨셉과 모형 시험(model tests)을 STX핀란드의 자회사인 아커 아틱 테크놀로지에 발주했다.

아톰플롯의 바체슬라프 루크샤 회장은 "야말 2차 프로젝트의 LNG 수송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쇄빙선 확보 방안을 현재 다각도로 검토하는 중"이라며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루크샤 회장은 ▶북극해를 넘나들 강력한 가스 운반선과 소규모의 쇄빙선 호위 운항 ▶높은 사양의 쇄빙선과 낮은 사양의 가스운반선 지원 운행 등 2가지 방안을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야말 1,2차 프로젝트가 전면 가동되면 하루에 2척의 LNG 수송선이 동시에 운항할 경우도 있어 Arc7급 탱커와 Arc5급 탱커 간 균형이 요구된다"며 "특히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Arc5급 선박의 활용은 유럽 시장에서 가격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메르산트는 아톰플롯이 2018년 말경에 야말 2차 프로젝트에 투입될 쇄빙선의 주요 사양에 대해 최종 선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국내 정부 관계자나 기업은 러시아와 국내 기업 간 기술력 차이가 월등해 현실적으로 자체 개발이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국내 조선업계의 쇄빙선 건조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러시아와는 월등히 차이가 나는 상황"이라며 "러시아 입장에서는 당연히 비용 절감을 위해 자체 개발하고 싶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그는 "야말 2차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러시아의 자체 개발 움직임이 국내에 미칠 영향을 예단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러시아가 LNG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라며 "현지에 조선 설비를 갖추기도 어렵고, 제재로 인해 자금줄도 막혀있는 만큼 자체 개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차 사업 단계부터 이미 한국 조선사가 기술력을 제공하고 건조는 러시아 현지에서 하는 방식이 논의돼 왔다"면서 "러시아측의 공식적인 입장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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