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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창업디렉터 |
앨런 쿠페츠 교수(미국 롤린스 대학 크라머 경영대학원)는 ‘파이낸셜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커피 문화는 독특하다. 한국인에게 가정은 가족이 머무는 곳이고, 직장은 생계를 위한 공간이다 보니 커피전문점이 집과 직장의 스트레스에서 해방시켜주는 제3의 장소로 기능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렇듯 카페를 찾는 이들이 늘고, 커피가 가지는 의미 역시 사회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카페를 창업하려는 이들도 무척이나 많다. 하지만 카페 창업을 계획하면서 주관적 견해에 치우쳐 객관적 냉철함이 결여된 이들이 많아 개인적으로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필자가 상담을 받는 것 중 대부분이 카페 창업이다. 은퇴 후 제 2의 인생을 꿈꾸는 이들이나 직장을 관두고 본격적인 창업인의 길로 들어서려는 이들, 동업으로 자신의 로망을 이루려는 젊은이들까지 카페 창업은 전 연령을 아우르는 뜨거운 감자다. 왜 이렇게 많은 이들이 카페를 창업하려 하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식당을 해서 돈을 버는 것보다 카페를 차려 돈을 버는 것이 사회적 인식상 향상된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카페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이 때, 남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카페를 오픈한다는 것은 망하겠다는 말과 진배없다. 똑같은 맛, 똑같은 서비스로 창업을 계획한다면 고객이 구태여 당신의 카페를 찾아갈 이유가 없다. 카페를 창업하려고 한다면 적어도 우리의 업그레이드 된 문화를 대변하면서 외국에서 자신의 카페를 벤치마킹 시킬 수 있을 정도의 미래까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카페를 창업하려는 이들에게 카페의 외관뿐 아니라 손님의 동선에 맞춰 편의성을 배려한 참신함을 더하라고 강조한다. 가령 화장실에 여성들이 옷을 걸어두고, 백을 걸어둘 수 있도록 넓은 화장실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눈에 보이는 실내 장식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상상을 해보고 카페를 꾸며나가야 한다는 거다.
그런 점에서 주목해야 할 카페가 있다. 바로 오하이오(OHIO) 카페다. 그곳에서는 다른 카페에서 볼 수 없는 고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눈에 띈다. 우선 고객과 주문을 받는 사람 사이에 방해물이 없다. 카페 홍보물 같은 것이 높이 솟아 올라 있어 서로의 눈만 겨우 마주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화장실에 들어가기 전에 손을 씻는 곳을 따로 마련해 편의성을 높였다. 구태여 손만 씻는데 화장실을 들어가게 하는 수고로움을 줄여주는 것이다.
노트북과 핸드폰을 어느 자리에서나 쉽게 충전 가능하게 만들어 놓은 것도 눈 여겨 볼 만한 부분이다. 대부분의 카페가 콘센트의 양이 현저히 적어 누군가가 사용하고 있으면 한참 기다렸다가 자신의 것을 충전해야 하는데, 오하이오 카페는 자리 수보다 콘센트 수가 더 많아 IT기기 충전에 대한 불만을 애초에 차단했다. 창가 쪽 의자 높이도 낮춰서 그간 불편하게 경치를 감상하던 고객들에게 안락함을 제공해 주고 있다. 이처럼 고객을 향한 디테일한 감성 서비스야말로 한국 카페가 지향해야 할 부분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지만, 이를 대표하는 카페 문화는 결여돼 있다. 카페도 그 수준에 걸맞은 품격을 지녀야 한다. 이제는 대한민국에서도 외국에서 역으로 카페 문화를 수입할 정도의 신선한 감각과 발상으로 고객의 만족이 극대화된 멋진 카페가 등장해야 할 시기다. 스타벅스의 성공사례를 보라. 앞서가는 카페 문화를 선도해 맛과 서비스는 기본이고, 편리성은 당연하며 고객 감동을 주는 그들의 행보는 카페 창업을 하는 이들에게 좋은 귀감이 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은 늘 "지식보다 상상력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상상력이야말로 과학 연구의 핵심이라고 생각했고, 상상하지 않으면 창조력이 생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의 상대성이론 등은 역시나 바로 상상력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아인슈타인의 말대로 이론적으로, 지식으로만 카페를 창업할 생각을 하지 말자. 고객에게 자신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지 상상을 해 보는 것이 우선이다. 카페 창업을 꿈꾸는 수많은 이들이 지식보다 상상력을 중요시한 아인슈타인 같은 이들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