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송진우 기자] 한국지엠이 군산 공장 폐쇄를 결정하며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신호탄을 올린 가운데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한국지엠의 판매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판단 아래 저마다 이에 따른 ‘반사 이익’을 누리기 위한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현대·기아차, 쌍용차 등 국산차 제작사는 공격적인 신차 론칭을 통해 수요를 끌어오겠다는 구상이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수입차 브랜드는 ‘내실 강화’를 통해 점유율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올해 5월 말까지 군산공장에서 차량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크루즈, 올란도 등을 생산하던 공장이 문을 닫게 되면서 한국지엠의 판매 전략에도 일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제너럴모터스(GM) 측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한국에 대한 대규모의 직접적인 제품 투자 등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시장에서는 한국지엠이 재정비 작업을 마무리하기 이전까지는 판매 활동에 일정 수준 제약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의 신차 시장 규모가 180만여대로 정체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사 입장에서는 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이다.

한국지엠은 국내 시장에서 10% 안팎의 판매 점유율을 유지해왔다. 업체별 순위로는 현대차, 기아차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내수 판매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신차 공세를 통해 한국지엠의 빈자리를 노리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대차는 최근 신형 벨로스터를 출시한 데 이어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오는 ‘신형 싼타페’를 이달 중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는 이날 2세대 신형 K3의 판매를 시작했다. 신형 싼타페의 경우 한국지엠이 판매하는 쉐보레 캡티바, 신형 K3는 쉐보레 크루즈와 직접 경쟁하는 모델이다.

쌍용차 역시 지난달 렉스턴 스포츠를 출시하며 판매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쉐보레 트랙스와 경쟁하는 티볼리에 대한 각종 마케팅·이벤트를 적극적으로 펼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수입차 업계는 ‘내실 강화’를 통해 고객들을 끌어오겠다는 방침이다. 그간 국산차 대비 구매자와의 호흡과 각종 네트워크 등이 부족했다는 점을 착안, 이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BMW코리아의 경우 BMW 51개, 미니 22개였던 전시장을 연내 53개, 23개로 각각 확대한다. 서비스센터도 확대해 올해 안에 61개의 BMW AS센터를 운영하게 된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전국에 52개의 전시장과 55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하며 고객 만족도 향상을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재개하는 아우디폭스바겐그룹도 한국지엠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특히 폭스바겐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쉐보레 차량과 직접 경쟁하는 만큼 신뢰도 회복 작업과 신차 출시를 병행하며 성공적으로 재기하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최근 신형 파사트 GT를 국내 시장에 공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신형 티구안 등 인기 차종도 상반기 내 고객들을 맞이할 전망이다.

혼다의 경우 ‘녹 사태’와 관련 공식 사과와 위로금 지급 등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으며 신뢰도 향상에 나섰다. 혼다 코리아는 12일 입장문을 내고 "신차에 녹이 발생한 것으로 인해 차량의 기능과 안전성에 하자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를 불러일으켜 고객들께 막연한 불안감을 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죄송스러운 마음을 담아 2017년식 CR-V 고객뿐 아니라 등록 후 3년 이내 고객까지 확대한 약 1만 9000명 고객에게 260억 원에 상당하는 ‘대 고객 특별 서비스’를 실시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위로금 30만 원·60만 원, 일반보증 연장, 방청 서비스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지엠이 군산공장을 정리하고 판매 일선 분위기를 수습하기 이전까지는 경쟁사들이 일정 수준 판매에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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