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오른 중국…1월 신규대출 ‘사상 최대’ 500조 육박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2.13 17:02

▲파키스탄 퀘타에 위치한 환전소에서 딜러가 중국 화폐인 위안화를 잡고 있다. (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중국 은행들이 지난달 신규 대출을 사상 최대 수준인 한화 500조 원으로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인민은행이 12일(현지시간)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1월의 전반적인 여신 증가율은 둔화됐지만 은행들의 신규 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가 늘어난 2조9000억 위안(한화 496조 740억 원)을 기록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 서베이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이 제시한 전망치인 2조5000억 위안을 크게 뛰어넘는 것이다. 중국이 글로벌금융위기의 충격을 막기 위해 대대적인 경기 부양에 나섰던 2008년 전체의 여신 총액과 비교하면 근 60%에 달하는 액수다.

그림자 금융권의 대출을 포함하는 사회총융자는 1월에 3조600억 위안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7%가 줄어든 것이지만 이 가운데 은행들의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88%까지 높아졌다.

이처럼 은행들의 신규 대출이 늘어난 것은 중국 정부의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당국의 그림자 금융 억제 조치가 주효한 때문이라는 것이 이코노미스트들과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은행들이 부응해 그림자 금융을 자제하면서 정식 대출을 늘리고 있고 그림자 금융이 어려워지자 기업들의 대출 수요도 덩달아 늘어난 결과라는 것이다. 중국 은행들이 연초에 대출을 집중적으로 제공한다는 점도 한 몫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간 중국 정부는 과다한 부채를 줄이는 데 역점을 두고 있었지만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낮추지 않아 국영 기업들과 지방정부는 차입을 계속 늘리는 상황이었다.

기업들은 다른 차입 수단이 막히면서 전통적인 은행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베이징대학의 크리스토퍼 발딩 베이징 대학 교수는 "어떻게 보든지 간에 이는 엄청나게 큰 숫자다"라고 말했다.

올해 중국 정부의 중요 정책 중 하나는 부채 축소다. 그런데 경제성장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과도한 부채 폭탄을 제거해야 하는 중국 정부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맥쿼리그룹의 래리 후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성장률을 유지하려면 정부 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정부의 주요 정책 목표 중 하나인 부채축소 노력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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