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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가상화폐 천국’으로 불리던 일본에서 규제강화론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달 한화 5800억 원 규모의 사상 최대 가상화폐 해킹 사건이 일어난 이후, 가상화폐 시장의 성장 우선 정책이 문제를 키웠다는 비판이 늘어나면서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체크는 13일 금융청에 해킹사건 후속대책을 담은 사업개선계획서를 제출했지만, 여기에는 피해를 당한 투자자들에게 언제 보상을 할지 구체적인 계획은 담겨있지 않았다.

이 회사는 지난달 26일 580억엔(한화 5842억 8040만 원)에 이르는 NEM(뉴이코노미무브먼트) 코인을 해킹으로 도난당했다. 피해를 입은 투자자는 26만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코인체크는 사고 발생 직후부터 자사의 자기자본 등의 재원으로 투자자들에게 보상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보상 시점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실제 보상이 이뤄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NEM을 관리·보관하는 국제단체 NEM파운데이션은 NEM에 ‘태그(tag)’를 붙여놓고 있는 만큼 추적이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가상화폐가 실제 계좌가 아니라 실명 확인이 안된 전자지갑에서 보관되는 만큼 추적에 한계가 있다.

그런 가운데 특수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들어갈 수 있는 다크웹(Dark Web)에서 이번에 도난당한 NEM을 다른 전자화폐로 교환하려는 시도가 있었음이 확인돼 투자자들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일본 내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은 가상화폐 시장의 급성장에 업계의 시스템 정비가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강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금융청은 그동안 가상화폐가 금융과 IT가 결합하는 ‘핀테크’의 추진에 기여할 것이라는 판단에 가상화폐 시장의 성장을 촉진하는 정책을 펴왔다.

거래소에 대해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를 실시하며 규제를 느슨하게 했는데, 이런 식의 성장 우선 정책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많다.

코인체크는 등록 절차도 완료하지 못한 ‘유사 사업자’ 신분으로 영업을 계속하면서 유명 연예인을 동원한 TV 광고로 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모았다가 제대로 보안 관리를 하지 못해 사고를 당했다.

이에 일본 금융청은 가상화폐 업계에 대한 규제와 감시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가상화폐를 주식 등과 같은 식으로 다루도록 금융상품거래법의 틀 안에 포함시켜 엄격하게 내부거래를 규제하는 방안도 정기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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