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너지경제신문 DB) |
한동안 시들해졌던 온라인게임도 지난해 출시된 ‘배틀그라운드’ 흥행에 힘입어 오랜만에 활력을 띄고 있고, 이에 따른 영향으로 갖가지 형태로 온라인 플랫폼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는 모습들도 속속 포착되고 있다.
다만 넷마블게임즈, 넥슨, 엔씨소프트 등 ‘빅3’ 게임사의 점유율이 지난해 시장 전체의 50%를 넘어섰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2018년 게임업계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와 변화점들을 무술년 개띠해 키워드 ‘D.O.G’로 살펴봤다.
◇ D: Defence(방어)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게임사들의 안방 공략이 여전히 매섭다. 시기에 따라 약간의 변동성은 있지만 국내 오픈마켓 탑20의 절반가량은 늘 해외 게임사들 차지다.
반대로 국내 기업들의 중국 재진출 시기는 아직 기약이 없다. 사드 해빙무드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중국 광전총국은 한국산 게임에 판호를 내주지 않고 있다. 지난해 2월 이후로 중국 땅을 밟은 국내 게임은 단 한 건도 없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이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올해는 중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으면 한다"고 언급한 배경도 바로 이러한 이유들 때문이다.
중국게임의 국내시장 공습에 따른 해법은 게임사가, 또 닫혀 있는 중국 빗장을 열 수 있는 방안 모색은 정부가 올 한해 적극적으로 나서 풀어 나가야 할 문제다.
◇ O: Opportunity(기회)
▲(사진=에너지경제신문 DB) |
한국 게임계 ‘머리’들은 매년 기록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반면, 허리 아래로는 그야말로 죽을 쑤고 있다.
비근한 예로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빅3의 지난해 합산 연매출은 6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2016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추산한 2017년 국내 게임시장 규모(9조 6007억 원)의 절반을 훌쩍 뛰어 넘는 수치로, 몇몇 소수의 기업이 시장 대부분을 이끌어 나가는 과점 체제가 구축돼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까닭은 고퀄리티 코어 장르의 게임이 시장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자본이 곧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구조로 시장 판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게임 하나를 만들기 위해선 캐주얼 장르가 약 1년, 미드 코어 이상의 게임은 2~4년가량의 개발기간이 소요되는데, 이 기간 동안엔 무조건 들어오는 돈은 없고 나가는 돈만 있다.
그나마 투자를 받거나, 기존에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이 있다면 조금 숨통이 트이겠지만, 그마저도 빅3와 해외 게임사들이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큰 매출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또 개발기간과 투입되는 리소스를 줄이자니 완성도 면에서 떨어지고, 완성도를 높이자니 현실의 벽은 매우 높아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는 결국 또 자연스레 좋은 게임의 부재, 판로 확보 어려움 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그들만의 리그’가 계속해서 구축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결국 상생만이 답이다. 이젠 국내 굴지의 기업이 상생협력 방안을 게임사에도 적용, 대형 게임사들은 중견·중소 게임사와의 기술협력 및 지원 등에 발 벗고 나설 차례다.
◇ G: Generation(세대교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로 그간 PC온라인 및 모바일에만 집중하던 게임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콘솔, 스팀 등으로의 플랫폼 다변화 전략부터 인공지능(AI)이 결합된 신기술 분야까지 보폭을 빠르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AI 및 빅데이터 기술에 대한 중요도가 인식되면서 상위 게임사들은 일찍부터 관련 인력 채용 및 전담 센터를 신설하는 등 이에 대한 채비를 마쳤다. 또 이미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에 그간 개발해 온 AI 기술을 적용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실제 넥슨은 최근 론칭한 오픈필드 방식의 게임 ‘야생의땅:듀랑고’에 AI 기술을 적용시켰다. 게임 내에 수많은 섬들이 등장하는데 이 모든 섬을 개발자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컴퓨터가 필요에 따라 특정한 알고리즘에 의해 자동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엔씨소프트도 2016년 업계 최초로 온라인게임 ‘블레이드 앤 소울’에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NPC(Non Player Character)를 적용시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AI NPC에 PvP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에 따라 대응 방법을 생각하고 반응하는 것은 물론 이용자의 실력과 난이도별로 맞춤형 게임환경을 제공해 큰 관심을 모았었다.
넷마블도 이용자 행동패턴에 따라 각기 다르게 작동하는 AI 서비스엔진 ‘콜롬버스’ 개발에 이어, 올해부터는 AI 기술이 적용된 게임 개발을 위해서도 투자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게임 플랫폼도 기존의 모바일에서 콘솔, 나아가 온라인게임으로 다시 확대해 나가는 등 도전도 앞두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VR·AR 스포츠 게임에 AI를 접목할 수 있는 AI e스포츠 콘텐츠 및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앉아서 하는 게임으로 국한됐던 e스포츠에 역동성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여기에 카카오게임즈는 AI 홈트레이닝 서비스 등 헬스케어 분야로의 확장도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