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KCC 등 국내 페인트 업체들이 평균 15%의 가격을 올려 도장업체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어나며 페인트 업계는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보이지만 도장 업체들은 비용 상승으로 부담을 떠안을 수 밖에 없다. 도장업체들은 지난달 29일 페인트 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가격 인상에 재고를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국내 페인트 시장점유율 1위 업체 KCC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계 페인트 업체들은 국내 시장 안정을 이유로 최근 2년간 가격을 동결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 KCC, 적자폭 커져 페인트 가격 인상
도장공사 업체들은 지난달 29일 페인트 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인상 가격에 대해 재고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KCC는 가격 인상 취소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KCC는 이제까지 원유를 비롯한 에폭시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음에도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미뤄오다가 지난해 연말에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장공사업협회 측은 "KCC를 비롯한 페인트 제품이 평균 15% 상승했다"며 "간담회를 통해 가격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지만 아직까지 그 이후 조치에 대해서는 답변이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KCC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가격을 올리겠다는 공지를 도장공사업체들에게 공지한 바 있으며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가격을 인상하게 된 것이기에 급작스러운 가격 인상은 아니다"며 "공시를 통해 알린 대로 영업이익이 적자전환돼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페인트 가격 할인폭을 낮출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KCC 측은 또 "도장공사에서 자재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이하로 알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10%의 가격 인상이 일어나더라도 공사비에서 차지하는 수준은 1%에 지나지 않아 실제 도장업체에게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외국계 페인트 업체는 가격 인상 없어
그러나 일부 페인트 업체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국내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원자재 가격 상승을 제품 가격에 반영 하지 않은 곳도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던에드워드 페인트의 경우 2년 간 가격 인상을 진행하지 않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미국 본사에서 판매하는 페인트 가격은 올랐으나 던에드워드 코리아의 경우 국내 시장 안정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실시하지 않았다.
던에드워드 페인트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는 나무와사람들 관계자는 "국내 시장 상황을 고려해 페인트 가격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했다"며 "가격을 올리지 않아도 될 정도로 업계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가격 동결 원인에 대해 설명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최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