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韓, 정부주도로 준비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겉도는 상황
쇄빙선 가격, 북극항로 운항기간 사업성 문제 커
해결방안 마련 시급


"2030년이면 북극에 상업적 항로가 열린다. 부산서 로테르담까지 기존 수에즈 운하를 통한 경로보다 22,000km에서 15,000km로 30% 이상 줄고 시간도 40일에서 30일로 단축된다." 기후 온난화로 북극해가 녹고, 북극항로가 열리며, 러시아와 동북아에 새시대가 개막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해 왔다. 그러면 물류비가 낮아져 우리의 수출, 수입에 효자 물류망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만개했다. 그러나 현실화는 갈수록 늦춰지고 있다. 북극항로와 관련된 현실을 진단한다. <편집자주>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한국도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처럼 북극 항로 개척에 적극적이다. 북극항로개발의 주무부서인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말 북방경제협력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에너지·자원과 연계한 북극지역 화물 확보 및 운송참여를 추진한다고 의욕을 보였다. 민간도 마찬가지다. 2013년 현대글로비스가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나섰고 2015년에는 CJ대한통운이 러시아 야말에 오일·가스터미널 건설용 하역장비 4000t을 운송했다.

2016년에는 팬오션이 야말 LNG 플랜트 설비를 날랐고, 에스엘케이국보는 북극항로와 러시아 내륙수로를 연계한 새로운 운송루트 개척을 시도했다. 그러나 그게 전부다. 지속적인 북극 항로 활용을 위한 동력이 없다.

본지는 북방경제협력위원회의 홈페이지에 북극항로운항 경험이 있는 것으로 소개되거나, 앞으로 그럴 가능성이 있는 국내 5개 대형 해운사들을 대상으로 현실을 진단했다. 대부분은 소극적이다. 현재 추진중인 사업은 없고 미래도 불확실하다.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쇄빙LNG선이 얼음을 깨며 운항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CJ대한통운 관계자는 "2015년 운항으로 북극항로와 관련된 경험을 확보한 정도이며, 현재 잡혀있는 운항 계획은 없다"며 "오는 3월 5일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리는 ‘한-러 투자자의날’ 행사 등을 통해 향후 러시아쪽과 사업이 성사될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도 "현대상선은 89년부터 러시아에 입항한 첫 한국 국적 선사여서 동방경제포럼 등 러시아 관련 행사에 계속 초청받고 있으며 북극항로 관련 포럼도 마찬가지"라면서 "그러나 구체적 사업 얘기는 안 나온다. 중국도 정기 운항은 야말프로젝트 외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해수부 관계자에 따르면 나머지 기업의 상황도 비슷하다.

문제는 물동량과 경제성이다. 북방경제협력위원회에 따르면 북극항로의 물동량은 증가추세다. 그러나 러시아 북극지역 출발·도착 화물이 아닌 유럽∼아시아간 수송량은 전체 물동량 중 3%다. 정기 운송은 없고, 북극 자원개발사업의 중량물 등 부정기 운송 위주다. 당분간 이 상황이 바뀔 가능성은 낮다. 해수부 관계자는 "운항이 활성화 되려면 수요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다"며 "물량이 확보돼야 선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성과 관련, 2016년 발간된 연구보고서 ‘북극항로의 가능성과 분석에 대한 고찰’은 높은 쇄빙선의 비용, 러시아가 제시하는 비싼 쇄빙선 통행료, 계절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위험성을 3개 문제로 꼽았다. 특히 쇄빙선 관련 비용이 문제다.

우선 건조비가 비싸다. 대우건설이 건조한 야말프로젝트 용 LNG쇄빙선 척 당 가격은 약 3억 달러(약 3200억 원)다. 이 쇄빙선보다 50% 작은 쇄빙선 제작비가 1000억 원 정도이며 반 LNG선도 1.8억 달러, 벌크선은 7000∼8000만 달러 정도다. 안내 하거나 직접 물량을 나를 쇄빙선이 부족할 수 있다는 얘기다. 통행료는 안내 받는 배에겐 심각한 문제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북극해를 운항할 때 얼음의 양, 날씨, 선박 종류 등에 따라 러시아 쇄빙선의 에스코트 비용이 달라진다"며 "러시아 북극항로국이 정하는 요율이 너무 복잡해 경우에 따라 수에즈 운하보다 비용이 더 들 수도 있다"고 했다. 기업들도 구체적인 비용을 밝히지 않고 있어 해수부는 관련사항을 용역 연구할 계획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실제 시범운송을 했던 현대글로비스나 대한통운 등 회사들도 예상치 못한 문제들로 인해 추가비용이 많이 발생해 이 항로 이용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운항 기간이 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현재로는 수요도 적고, 운항 비용도 높은 북극항로의 동력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가 북방담당 정부 부서의 최대 과제가 되고 있다. 

     
[저작권 ⓒ에너지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드로이드앱 다운로드

Copyright ⓒ ekn.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