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동북아의 한중일 3국 가운데는 중국이 ‘북극항로(NSR)’에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달 26일 중국 국무원은 9000자 분량의 ‘북극정책 백서’에서 북극항로에 대한 비전을 공개했다. 백서는 이 항로를 ‘국제 무역의 중요 수송로’로 표현하면서 "북극과 인접한 중국은 중요한 이해 당사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극항로를 따라 인프라를 건설하고 항해 시험 정기화도 지원하겠다고 했다.

중국의 북극항로 관심엔 에너지와 자원이 혼합돼 있다. 자국이 참여중인 러시아의 ‘야말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러시아와의 북극 협력을 확대, 자원 개발 기회를 모색하려 한다. 야말 프로젝트에 생산되는 LNG 생산량 1650만t 중 400만t은 중국의 몫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생산된 가스는 내달 말부터 북극항로를 타고 중국으로 운송될 예정이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예카테리나 크리멘코 연구원은 "중국은 아프리카와 중동의 전략적 에너지 경쟁자가 지배하는 바다를 지나거나 해적 위협과 병목 현상에 시달리며 말라카 해협을 통과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북극항로 같은 정치적으로 안정된 운송 경로를 갖는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야말 프로젝트에 지분이 29.9%인 중국은 ‘야말 2프로젝트’ 참여도 검토 중이다.

중·러의 북극 밀월이 새 얘기는 아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극항로 사업에 뜻을 같이 한 지는 꽤 됐다. 미국의 공영 라디오 프리 아시아(RFA)에 따르면 중국은 2012년부터 국영 해운사 코스코(COSCO)가 건조한 쇄빙선을 과학 연구 등과 관련된 임무로 북극항로에 처음 파견했고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5척과 8척의 쇄빙선을 북극항로로 보냈다.

내년에 북극항로를 항해할 두 번째 쇄빙선도 건조 중이다. 이 회사는 모두 6척의 쇄빙선을 건조해 철강과 펄프, 장비 등을 북극항로로 수송할 계획이다. 국영 회사뿐 아니라 중국의 민간 쇄빙선 ‘쉐 롱(Xue Long)’도 2013년 북극항로 운항에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쇄빙LNG선이 얼음을 깨며 운항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지난해 6월에는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와 해양행정부가 북극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을 위해 ‘일대일로의 해상협력 비전’을 발표했는데, 당시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의 고위급 정치인들도 중국의 비전에 호응했다. 스푸티니크 뉴스에 따르면, 2017년 12월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해양기술대학교가 중국과 얼음 하중 모델링과 선박 구조 분석과 같은 조선기술 및 해양 연구를 통해 북방항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일본은 지금까지 북방항로에 한 척의 배도 보내지 않았다. 미국과의 관계, 러시아와의 영토분쟁 때문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다 지난달 22일 노르웨이가 북극 개척과 북방항로 개발 논의를 위해 트롬쇠에서 개최한 ‘북극 프론티어 포럼’에 북극담당 게이지 대사를 비롯해 12명을 파견했다.

중국은 17명, 한국은 주 노르웨이 한국 대사관 참사관을 대표로 6명을 보냈다. 러시아 국영 이타르타스 통신은 "일본은 포럼의 북극협약 관련 원탁 토론에도 참여해 북극항로와 관련된 새로운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특히 북극항로의 길목에 있는 캄차카 반도의 LNG 시설 건설 관심이 크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속도가 잰걸음으로 바뀌는 양상이다.

게이지 대사도 이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북극항로 개발과 야말 프로젝트 등 러시아와의 장기적인 협력에 관심이 많은데 특히 홋카이도의 기업인들이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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