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셰일, 원유시장 스윙프로듀서 역할 못한다"…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2.23 12:21

▲미국 노스다코타 주 윌스턴에 위치한 유전에서 한 근로자가 원유채굴장비에 매달려 있다. (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1970년 이래 최대 수준으로 늘면서, 올해 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생산국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미국이 새로운 ‘스윙 프로듀서’로 부상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지만, 셰일업계가 스윙 프로듀서 역할을 하기에 너무 작고, 너무 느리며, 너무 경쟁적이라는 반론이 제기됐다.

현재 금융계와 원유업계 내에는 셰일이 향후 유가 급등을 막는 등 스윙 프로듀서 역할을 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에서 횡보할 것이라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한 원유 전문가는 "5년 전의 100달러대 유가처럼 현재의 60달러대 유가도 ‘뉴노멀’이 될 것 같지는 않다"며 "셰일의 내재적 속성, 최근의 수급 추세 등은 유가의 불안정성을 억제하기보다는 불안정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단기 순환 특성의 셰일과 수급 안정 역할을 하는 전통 원유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전통적인 원유는 수년에 걸친 생산 주기를 갖는 반면, 셰일은 분기로 생산량이 변한다. 또, 미국 셰일산업은 고도로 개별적인 상장/비상장회사로 구성되며, 각각의 회사는 매장량과 생산량 극대화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전문가는 "셰일의 짧은 생산 주기가 유가를 안정시킬 수는 있으나 단기적 효과에 그칠 뿐이며 유가는 광범위한 시장의 펀더멘털에 더 의존적"이라면서 "향후 셰일은 세계 원유 수요를 충족시킬 정도로 성장할 것 같지 않다"고 예상했다.

전기차로 인한 원유 수요 피크에 대한 논의도 분분하지만, 이는 훨씬 나중에 도래할 것이며, 공급부족으로 인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폭등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현실적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IMF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IMF는 세계 경제성장 전망을 4%대로 상향해 연 200만 배럴의 공급이 필요하며 기존 유전의 자연감소분 반영시 연 400~500만 배럴의 신규 공급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셰일이 연 100만 배럴씩 증가한다 가정해도 세계 원유 수요를 충족하기엔 부족하며 2014년 저유가로 취소되거나 연기된 전통 프로젝트로부터의 원유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의 잉여생산능력은 250만 배럴로 지정학적 위험으로 인한 공급차질 규모 450만 배럴 대비 부족한 상황으로 유가를 세 자리 수로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22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2주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 예상과 달리 감소하고 달러화의 가치가 하락한 영향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8% 오른 62.7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에는 63.09달러까지 상승해 지난 7일 이후 가장 높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도 같은 시각 배럴당 1.48%(0.97달러) 상승한 66.3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에는 66.56달러까지 올라 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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