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중국, 미국·한국·일본 제치고 20년 안에 최대 원전국 부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2.23 13:49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 글레멘테에 위치한 샌 오노프레 원전. (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중국의 원전 굴기(堀起·우뚝 섬)가 가속화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원전을 늘리는 중국이 앞으로 20년 안에 세계 최대 원전국 부상이 확실시되고 있다.

23일 중국 환구망에 따르면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지난 21일 런던 국제석유주간 콘퍼런스에서 연설을 통해 미국과 유럽의 원전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중국이 원전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현재 전 세계에 건설되는 원전 60곳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중국에서 지어지고 있다.

1960년대부터 미국은 줄곧 세계 최대 원전국이었으나 원전 설비용량의 증가가 정체되고 기존 원전의 사용수명을 연장하지 않는 두가지 추세로 인해 점차 중국에 뒤처지고 있다고 비롤 사무총장은 진단했다.

유럽도 미국과 비슷한 상황으로 유럽 최대 원전국인 프랑스의 원전 생산량은 지난 몇 년간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비롤 사무총장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미국의 원전 발전량이 전체 생산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서 7%로 떨어질 것"이라며 "반면 중국은 연구와 실행을 병행하며 원가를 낮추고 이미 기술수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원전이 다른 국가보다 원가 효율성 면에서 뛰어난 점이 많다"며 "중국은 이미 미국, 일본, 한국, 유럽의 기존 원전 수출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는 수준에 올라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오는 2030년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원전 국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이 원전 개발과 건설에 나서는 배경에는 제조업 중심에서 벗어나 빈곤 퇴치, 소득 증가에 목표를 맞춰 서비스업을 증대시키고 청정에너지를 확대하는 경제모델 전환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중국 지도부가 추진하는 대기오염 감축 정책을 미국의 석유생산, 태양에너지, 전기화와 함께 미래 세계 에너지시장을 재편할 4대 요인 중 하나라고 지목했다.

IEA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의 전체 전력공급량이 2016년 1625GW(기가와트)에서 2040년에 3188GW로 두 배 정도로 늘어나는 가운데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도 2%에서 4%로 커지게 된다.

이는 중국의 원전 용량이 2016년 32.5GW에서 3.9배인 127.52GW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비롤 사무총장은 지난해 12월 중국이 북부지역 석탄 난방을 가스로 교체하는 메이가이치(煤改氣) 사업을 예시하며 중국의 변화가 세계 에너지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기도 했다.

메이가이치 사업의 결과 중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이 50% 늘어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LNG 단위당 가격이 6달러에서 12달러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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