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희의 눈] 이마트24의 착한(?) 프랜차이즈 만들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2.2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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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는 신세계그룹 계열사 이마트에서 만든 자체브랜드로 매장은 직영점으로 운영된다. 노브랜드 상품은 1000여개로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품목들을 비교적 저렴한 값에 살 수 있어 인기다.

이마트24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심혈을 기울이는 편의점 사업이다. 2013년 위드미 편의점을 인수하고 편의점 업계에 진출했지만 적자 폭만 늘면서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앞으로 3년간 3000억 원을 투자해 신세계그룹의 주력사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혔고 올해는 이마트24 매장을 4000여개 만들 계획이다.

1년에 4000개 매장을 내는 건 그만큼 가맹점주들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신세계는 목표한 바가 있으니 매장 수 늘리기에 한창이다. 정해진 시간 안에 빠르고, 많은 것을 이루려면 그만큼 시행착오도 일어난다.

최근 이마트24 가맹점주들이 ‘노브랜드’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마트24에서 노브랜드 상품을 빼고 있다는 것과, 노브랜드 매장이 이마트24 가까이에 입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세계는 이마트24를 새롭게 열 때 이마트에서 검증받은 노브랜드 전용존을 도입해 상품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심지어 다른 자체브랜드인 피코크 전용존 도입도 말했다. 하지만 말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우선 노브랜드가 이마트24에서 차지하는 매출은 3% 수준이며, 본격적으로 이마트24에서도 편의점의 업태에 맞는 PL(자체개발)상품을 개발해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편의점 PL상품이 문제는 아니다. 당연히 업태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는 건 맞지만 처음과 말이 달라진다는 게 요점이다.

과연 가맹점주들의 입장도 같은지 의문이다. 가맹점주들은 노브랜드 상품에 대한 주문이 안 된다는 등의 불만도 있다. 신세계는 이 점에 대해 점주들에게 확실한 입장을 정리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이보다 더한 일은 이마트24 가까이에 노브랜드 매장이 들어서도 할 말이 없다는 것이다. 만약 이마트24 옆에 또는 같은 건물에 노브랜드 매장이 들어선다면 가맹점주들은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노브랜드를 운영하는 이마트와 이마트24는 아직까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저 서로 업태가 달라 출점 거리에 대한 대책은 앞으로도 없을 거라는 해명뿐이다.

이게 상생일까. 이마트24는 가맹점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착한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모델을 만든다고 했다. 착한 프랜차이즈가 무엇인지 더 늦기 전에 제대로 짚고 가야할 필요성이 느껴지는 시점이다.

이주희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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