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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아베 신조 총리가 다시 ‘사학스캔들’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이번에는 정부 차원의 문서 조작 사실마저 드러나 퇴진까지 언급되는 강도로 휘몰아치면서 일본 정국을 흔들어대고 있다.

오는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3연임을 달성해 장기집권한다는 계획은 ‘아베 용퇴론’에 가로막히게 됐으며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개헌 문제 역시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NHK,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이날 사학재단 모리토모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 의혹과 관련해 문서 조작 사실을 인정하는 내부 조사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보도에 따르면 재무성은 80여 쪽의 보고서에서 문제가 불거진 지난해 2월부터 4월까지 총 14건에서 문서조작이 이뤄졌다고 인정했다. 문서에는 협상 경위와 계약 내용 등이 적혀 있다.

구체적으로 2015년 2월부터 2016년 6월까지 결재문서 5건이, 조작 부분을 반영하기 위해 2014년 6월부터 2016년 6월까지 9건도 조작됐다.

해당 문서에는 당초 ‘본건(本件)의 특수성’, ‘특례적인 내용’이라는 문구와 복수의 정치인과 아베 총리와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의 이름이 적혀 있었지만, 작년 국회에 제출될 때는 삭제됐다.

결재문서에선 모리토모학원의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전 이사장을 "(보수계 단체인) ‘일본회의 오사카’에 관여"라고 소개하고, 일본회의의 국회의원 간담회에 대해 "특별고문으로 아소(麻生), 부회장에 아베 총리 등이 취임"이라고 설명했던 부분도 삭제됐다.

또한, 부지에 대해 아키에 여사가 "좋은 토지니 진행해달라"고 말했다는 모리토모학원 측 발언도 삭제됐으며 2014년 4월 아키에 여사가 이 학원을 방문, 강연했다는 기록도 사라졌다.

매각 결재문서에선 "학원 제안에 응해 감정평가를 행하고 가격을 제시하기로 했다"는 문구도 삭제됐으며, "가격 등에 협의한 결과 학원이 매입하기로 합의했다"는 등 사전 가격 협상을 의심케 하는 문구도 삭제됐다.

정치인으로는 히라누마 다케오(平沼赳夫) 전 경제산업상, 기타가와 잇세이 전 국토교통 부대신 등의 발언과 대응 내용도 삭제됐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문서조작이 "재무성 이재국 일부의 지시"로 인한 것이었다며 "매우 유감으로, 깊이 사과드린다"면서도 자신의 진퇴 여부에 대해선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아소 재무상은 최종 책임자는 계약 당시 재무성 국장으로, 지난 9일 사퇴한 사가와 노부히사(佐川宣壽) 국세청 전 장관이었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그는 문서조작은 사가와 전 장관의 답변과 결재문서에 차이가 있어 이를 맞추기 위해 이뤄졌다며 이 문제와 관련, 정치가에 대한 손타쿠(忖度·스스로 알아서 윗 사람이 원하는 대로 행동함)가 있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무성은 재무성 본부 간부와 계약을 담당했던 긴키(近畿)재무국의 직원들에 대한 징계 처분을 검토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재무성의 이날 보고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정권 운영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야당이 문서조작을 누가 지시했는지, 동기는 무엇인지에 대해 추궁해 아베 총리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의 사퇴를 촉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베 총리와 아키에 씨는 모리토모학원이 초등학교 부지로 쓸 국유지를 감정가인 9억3400만엔(한화 93억 3252만 8000 원)보다 8억엔이나 싼 1억3400만엔(13억 3892만 8,000 원)에 사들이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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