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를 표명한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이아경 기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오후 전격 사퇴했다. 최 원장은 정확한 사의 배경을 밝히지 않았으나,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 하나은행 공채에 지원한 지인 아들 이름을 하나은행에 전달하는 등 채용 비리 의혹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금감원 관계자는 "최 원장이 사임한 게 맞다"면서 "곧 사임 의사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원장이 취임 6개월 만에 전달한 사의가 받아들여질 경우 유광열 수석부원장이 직무 대행을 맡게 된다.
최 원장은 이날 오전만 해도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이메일을 통해 정면 돌파 의지를 내세웠다.
최 원장은 "최근 하나은행의 채용비리에 본인이 연루됐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일부 의혹과는 달리 본인은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당시 특정인을 취업시키기 위해 하나은행 인사에 간여할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최 원장은 지난 2013년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지인 아들의 이름만 하나은행 인사부서에 전달했을 뿐, 이후 채용 과정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최 원장은 오히려 독립된 특별검사단을 꾸려 자신을 포함한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 전반에 대한 사실규명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앞으로 금융감독원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위해 신임 감사를 중심으로 독립된 특별검사단을 구성해 본인을 포함한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 전반에 대한 엄정한 사실규명에 들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조사결과 본인이 책임질 사안이 있을 경우 응분의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1일 2013년 당시 하나은행의 점수조작이나 채용기준 변경이 있었는지 확인해달라고 하나은행에 요구했고, 하나은행은 "당시 (최 원장이) 추천한 사실은 있지만, 합격 여부만 알려달라는 취지로, 채용과정에는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채용과정에서 점수조작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별검사단은 최 원장 사임 이후에도 사실 규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