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원료 '리튬' 칠레서 싼값에 확보…LG화학·SK이노 등 원료확보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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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가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을 칠레에서 싼값에 확보하면서 배터리 생산에 날개를 달게 됐다. 사진은 삼성SDI가 생산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전기차 배터리의 원재료인 리튬·코발트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삼성SDI가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을 칠레에서 싼값에 확보하면서 배터리 생산에 날개를 달게 됐다. 스마트폰 용 소형 배터리와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 부진으로 2016년 1조원 가량의 적자를 낸 후 지난해 가까스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삼성SDI는 올해 전기차는 물론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대용량 배터리 수요가 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13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포스코 컨소시엄은 최근 칠레 생산진흥청(CORFO)의 리튬 개발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프로젝트는 리튬을 원료로 현지에서 양극재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이번 입찰에는 7개국 12개 기업이 참여했다. 포스코-삼성SDI 컨소시엄은 칠레 북부 메히요네스시에 양극재 생산 합작공장을 설립해 2021년 하반기부터 연간 3200톤 규모의 전기차용 고용량 양극재를 생산한다. 투자액은 575억원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포스코는 칠레에서 제공한 리튬을 토대로 2차 전지 소재의 핵심인 양극재를 만들고, 삼성SID는 양극재로 2차 전지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리튬은 이차전지를 구성하는 4대 핵심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중 양극재를 만드는 핵심원료다. 전기자동차 등의 배터리 생산에 이용되기 때문에 각 제조업체들은 공급 계약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칠레의 경우 전세계 리튬 매장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국가로 삼성SDI는 향후 배터리 제작 원가 측면에서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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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전기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최근 2년간 리튬값이 두 배 이상 오르고 있다"며 "칠레에 들어설 합작법인은 성장하는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의 안정적인 공급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리튬 외에도 최근 급상승하고 있는 코발트 가격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차세대 소재 개발 및 자원 재생 사업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정보기술(IT)용 대용량 배터리 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리튬이온 전지의 필수 소재인 양극재 세계시장은 2016년 21만톤에서 2020년 86만톤으로 가파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SDI 외에도 LG화학은 기업간 코웍이나 조인트벤처와 같은 장기대책을,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광산회사로부터 공급 계약을 맺는 등 각기 다른 방법으로 원재료 수급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10억원을 투자해 황산니켈 생산업체인 켐코(고려아연의 자회사)의 지분을 10% 확보했다. 이를 통해 2018년 중순부터 황산니켈을 우선공급 받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호주 광산회사인 오스트레일리안마인즈와 전기차 배터리 원료인 황산코발트와 황산니켈을 공급받는 계약을 맺고, 오스트레일리안마인즈로부터 7년 동안 황산코발트 1만2000톤, 황산니켈 6만톤을 받기로 했다. 이 물량은 SK이노베이션이 필요로 하는 황산코발트 물량의 90%, 황산니켈 물량의 60% 수준이다.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