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6·13 재보선, 민주-한국 원내 1당 바뀌나? 변수는 ‘미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3.13 15:15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100일 앞둔 지난 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사이버공정선거지원단원들이 모니터링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미 7개 지역에서 재보선이 확정됐고, 대법원 판결과 지방선거 후보 차출에 따라 최대 20개 가까이로 늘어날 수도 있어 가히 ‘미니 총선’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다.

무엇보다 현재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121석)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116석)의 의석 차이가 5석에 불과한 상황이라 선거 결과에 따라, 특히 선거 전이라도 현역의원 출마 숫자에 따라 제1당이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최대 변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가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현재 재보선이 확정된 지역은 △서울 송파구을 △서울 노원구병 △부산 해운대구을 △광주 서구갑 △울산 북구 △전남 영암·무안·신안군 △충남 천안갑 등 7곳이다.

이 지역의 후보군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 노원구병의 경우 민주당에서는 황창하 지역위원장과 김성환 노원구청장이 뛰고 있고, 한국당에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이노근 전 의원, 김정기 전 중국 상하이 총영사가 거론되고 있다. 다만 오 전 시장과 이 전 의원은 출마 입장을 밝히지 않아 김정기 전 총영사의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이준석 공동 지역위원장과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거론되고 있다.

서울 송파구을은 민주당에서 송기호 지역위원장과 최재성 전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한국당에서는 최근 영입한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 공천이 유력한 상황이다.

부산 해운대구을을 놓고는 민주당의 경우 윤준호 지역위원장 등이 거명되고 있고, 한국당에서는 홍준표 대표의 최측근인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의 공천 가능성이 제기된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출사표를 던졌다.

울산 북구에서는 민주당의 이상헌 지역위원장과 이경훈 전 현대차 노조 지부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가운데 한국당에서는 윤두환·박대동 의원이 거론되지만, 노동계 출신 인사를 영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 조승수 전 의원과 민중당 권오길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은 출마를 선언했다.

광주 서구갑에서는 민주당 박혜자 지역위원장과 송갑석 광주학교 이사장 등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권애영 전남도의회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있고, 바른미래당에서는 정용화 호남미래연대 이사장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전남 영암·무안·신안에는 민주당에서 서삼석 전 군수와 우기종 전남도 정무부지사,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백재욱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이 거론된다. 한국당에서는 주영순 전 의원, 평화당에서는 이윤석 전 의원과 배용태 전 전남도 행정부지사 등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충남 천안갑의 경우 민주당에서는 이규희 지역위원장과 한태선 전 청와대 행정관, 한국당에서는 길환영 전 KBS 사장 공천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이들 7개 지역의 후보군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재보선 지역이 더 늘어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현재 한국당 이군현(경남 통영·고성) 의원과 권석창(충북 제천·단양) 의원이 각각 정치자금법 위반과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1·2심에서 각각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선거일 30일 전인 5월 14일까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오고, 판결문이 선거관리위원회에 통지되면 이들 지역도 재·보선 지역으로 추가될 수 있다.

현역의원이 지방선거에 차출된다면 재·보선 지역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현재 민주당에서 현역의원이 광역단체장 출마를 위한 당내 경선 도전 의사를 피력한 지역은 서울·경기·인천·대전·충남·충북 등 6곳이다. 또 경남의 경우 본선 경쟁력을 위해 김경수 의원이 출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류가 강해 7곳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현역의원이 대거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우 원내 1당이 무너지면서 ‘기호 1번’의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판단하에 최대 2∼3명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당에서는 경북·경남·충남 등 3개 지역에서 현역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거나 유력 후보 등으로 거론되고 있다.

만약 민주당에서 6∼7명의 의원이, 한국당에서 3명 의원이 지방선거에 차출된다면 단순 계산으로 최대 9∼10개 지역이 재보선지역으로 추가될 수 있다.

여기에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로 국회의원직 사퇴입장을 밝힌 민병두 의원(서울 동대문을)의 지역구에서도 보궐선거가 치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가 사퇴를 만류하고 있어 사퇴안에 대한 본회의 표결이 이뤄진다고 해도 통과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많다.

결국, 산술적으로만 따진다면 △재보선 확정 지역 7곳 △대법원 확정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지역 2곳 △현역의원 지방선거 차출 가능지역 최대 10곳 △민병두 의원의 지역구 1곳 등 최대 20개 지역에서 재보선이 치러질 수 있다는 단순 계산이 나오는 셈이다.

물론 여야 모두 현역의원의 출마를 최대한 자제시키는 분위기인 데다 재판이 진행 중인 지역의 결과도 어떻게 나올지 몰라 현재로서는 재보선 지역 숫자를 예측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재보선 결과 역시 단언하기 어렵다.

그동안 여권의 높은 지지율 덕분에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미투’ 폭로가 민주당을 덮치면서 상황이 다소 변했다.

그렇다고 한국당이 딱히 반사이익을 누리는 것도 아닌 것으로 여론 조사상으로 나타난 만큼 결국 끝까지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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