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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설계사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이 영업도 길어봤자 10년이다. 조기에 다른 직업을 찾아보는 편이 낫다."

이는 보험설계사 A씨가 요즘 동료들에게서 듣는 푸념 섞인 전망과 조언이다. 그는 지난달 대형보험사에서 독립법인대리점(GA)으로 자리를 옮겼다. 다양한 보험사의 보험을 더 많이 팔 수 있고 실적에 따라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고 기대하며 이직했다. 그러나 GA도 분위기가 밝지 않았다.

A씨처럼 보험사에서 GA로 옮기는 보험 설계사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GA 설계사들의 영업환경도 녹록지 않다.

온라인채널이 강화되는 등 비대면 채널이 늘어나고 저렴한 상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고객 호응도 커지고 있어, 보험 설계사들의 입지 자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생명보험협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25개 생보사의 설계사 수는 지난해 11월 말 약 12만 3600명으로 1년새 12만 7000명에 비해 3400명, 2.7% 줄었다. DB·NH농협·롯데·MG·KB손보·메리츠·삼성화재·현대해상·흥국화재 등 주요 10대 손보사의 지난해 9월 말 전속설계사 수는 약 7만 9000명으로 1년 전 9만 2000명에 비해 약 3000명, 4% 감소했다.

보험사 소속 설계사 수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은 GA로의 이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에서는 한 회사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회사의 상품을 팔 수 있는 데다 수수료도 더 많이 벌어들일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GA채널로 옮긴 설계사들마저도 최근에는 영업환경이 좋지만은 않음을 느끼고 있다. GA 역시 경쟁 심화와 함께 온라인 보험의 영향을 받고 있다.

생보업계의 온라인보험 채널 1~11월 초회보험료는 2015년 62억원, 2016년 78억원, 2017년 90억원 규모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국내 10대 손보사들의 온라인 채널 1∼11월 원수보험료는 2015년 1조 1200억원, 2016년 1조 7500억원, 2017년 2조4100억원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여기다 인바이유를 비롯해 굿초보 등 공동구매 사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보험사들의 제휴가 늘어나면서 설계사들의 입지는 더 줄어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처브라이프생명은 월 보험료 180원의 온라인전용 유방암 보험을 출시했고 공동구매 사이트 등을 활용해 판매하고 있다. 처브라이프 관계자는 "인건비 등 부수적인 비용을 빼 월 180원 수준의 저렴한 보험료를 낼 수 있도록 했다"며 "다른 공동구매 사이트들과의 제휴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은 설계사와 만나 상담을 나누기보다 스스로 온라인보험을 찾아 가입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이래저래 설계사들은 앞으로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보험 설계사는 "젊은 세대가 주 고객이 될수록 온라인을 이용해 보험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며 "설계사 직업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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