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에너지경제신문 최용선 기자] 기업들은 브랜드 관리를 통해 자산과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끊임없이 한다. 이러한 가운데 오랫동안 회사의 얼굴이던 간판을 바꿔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는 기업들도 있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구설로 인해 친숙한 사명을 교체하면서 부정적인 과거를 바꾸기 위한 사례도 있다.

13일 재계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장사 상호 변경은 2012년 69개사에서 2013년 67개사로 감소한 이후 2014년 68개사, 2015년 98개사, 2016년 99개사, 지난해에는 100여개가 넘는 등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들은 회사 영업 활동 강화, 기업 분할, 사업 다각화 등을 위해 사명을 변경하고 있다. 특히 이들 대부분은 기업 이미지 제고 또는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해 사명을 변경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명 변경으로 과거 부정적인 이미지를 세탁하기 위한 꼼수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옥시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레킷벤키저가 2001년 3월 동양화학그룹(현 OCI)의 계열사인 옥시를 인수해 설립한 회사다. 그러나 지난 2011년 초 가습기 살균제 사고가 터지면서 그 해 12월 주식회사였던 법인을 주주와 사원의 책임이 제한되는 유한회사로 변경했다. 2014년 1월엔 사명에서 ‘옥시’를 빼고 본사 영문 이니셜만으로 된 ‘RB코리아’로 바꾸기도 했다. 이 사건은 정부의 1, 2차 피해자 조사에서만 146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사망자 가운데 103명은 옥시 제품 사용자였다.

최근에는 건강식품 전문기업인 천호식품이 회사명을 ‘천호엔케어’(Chunho NCare)로 바꿨다. 천호식품은 지난 2016년 말부터 지난해 초에 걸쳐 창업주의 촛불집회 폄하 발언에 이어 중국산 가짜홍삼 원료 사용 논란에 휩싸이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경영 악화 등으로 창업주 김영식 회장 일가는 지난해 초와 7월 잇달아 경영에서 물러난 바 있다.

2015년 영남제분에서 지금의 사명으로 교체된 밀가루 제조 전문업체 한탑은 ‘회장 사모님의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으로 오너일가가 세간의 지탄을 받았던 기업이다. 류원기 전 회장의 아내 윤모씨는 2002년 자신의 사위와 이종사촌 여동생의 관계를 의심해 청부살인을 지시한 혐의로 2004년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바 있다.

미스터피자로 유명한 MP그룹 역시 지난해 3월 MPK그룹에서 사명을 변경한 바 있다. 변경 이유는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새로운 시작을 위한 것이었지만, 일각에서는 정우현 전 회장의 갑질로 인한 이미지 회복을 위해서라는 것.

정 전 회장은 지난 2016년 한 건물의 경비원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와 대국민 사과를 했으며 국정감사에서는 불공정거래 행위로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갑질 논란으로 검찰조사와 대국민 사과 이후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웅진홀딩스 역시 지난 2015년 사명을 ‘웅진’으로 변경하고 새롭게 출발한다. 웅진은 ‘부실 기업’이란 이미지를 개선하고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사명을 변경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은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부어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명 역시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 남게 된다"며 "그러나 좋은 이미지도 한순간의 실수로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고 질타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명 변경은 쉬운 것이 아니다. 길게는 수십 년간 이어온 가격을 메길 수 없는 자산인 만큼 새로운 의지를 갖고 하는 것이 사명 변경"이라며 "필연적으로 실체적 변화를 동반해야지 아무런 변화 없는 상호변경은 부메랑이 돼 다시 기업에게 돌아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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