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확산 '대부' 소콜스키, 기술·자금 면에서 韓 유력
미·러·중 입찰엔 부정적...내달 중 예비사업자 발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12일(현지시간) 사우디 경제기획부를 방문해 알 투와즈리 경제기획부 장관 일행과 양국 간 원전 협력 방안을 의논하고 있다. (사진=연합) |
최대 100조원 규모로 평가되는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사업 예비사업자 발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선 가운데 미국 워싱턴 정가의 저명한 핵 전문가가 사우디 원전 수주전에서 한국을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아 주목된다.
14일 외신과 원자력업계에 따르면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사우디는 그동안 중국, 프랑스, 미국, 한국, 러시아 5개국의 원전 사업자로부터 첫번째 발주하는 원전 2기의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기술정보요구서(RFI)를 받았다. 사우디는 이 RFI를 토대로 올해 4월까지 2~3개사의 예비사업자(쇼트 리스트)를 발표하는데, 여기에 포함돼야 실제 입찰 자격이 주어진다.
파이낸셜타임스(FT), 워싱턴포스트(WP), 블룸버그 통신 등 미국 내 주요언론은 사우디 원전 수주전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원자력산업을 살리기 위해 사우디에 우라늄 농축기술 제공까지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기술은 핵무기 개발에 전용될 수 있어 미국이 사우디 원전 수주를 위해 핵확산방지조약을 완화할 가능성까지 거론됐으며, 의회는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어 관련 법안의 통과를 막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비확산계의 ‘대부’로 통하는 헨리 소콜스키 핵확산방지 정책 교육 센터 소장은 최근 미국 외교전문 매체 ‘내셔널 인터레스트’(The National Interest)에 실은 기고문에서 "사우디 원전 수주전의 유력한 우승후보는 한국 APR-1400"이라며 "사우디가 한국과 원전 계약을 체결하면 핵확산방지조약이 논란이 될 여지가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우디 정부는 원전 건설의 목적이 급증하는 전력 수요 충족이라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으나, 이란과의 갈등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것이 숨겨진 의도"라고 강조했다.
<전체기사 더 보기 : [이슈분석-사우디 원전 수주戰] "한국형 원전 APR 1400, 승리 가능성 높다">
그는 "미국이나 러시아, 중국의 입찰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있으나,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면서 "현재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는 모기업을 파산 직전으로 몰고갔을 만큼 심각한 자금난에 빠져있으며, 기술력도 뒤떨어지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사우디의 숙적 이란에서 원자로를 건설 중이라 사우디와 이해관계가 맞지 않고, 중국 역시 최근 잇달아 건설 과정에서 차질을 빚어 안전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기술력이 높고 건설 경험이 풍부한 한국의 입찰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소콜스키의 주장이다.
한편 국내 원자력 업계에서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만나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진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장관과 지난 12일 면담이 성사된 것을 두고 우리나라가 1차 관문을 통과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