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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수입차 시장 성장을 주도했던 디젤차에 대한 인기가 줄어드는 대신 가솔린차와 하이브리드차가 운전자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어 주목된다.
2015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건에 이어 국내 시장에서도 인증 서류 조작 문제 등이 불거지며 고객들의 소비 패턴이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등록 대수는 23만 3088대로 전년(22만 5279대) 대비 3.5% 늘었다.
전체 시장이 커졌음에도 디젤차 수요는 오히려 감소했다. 2017년 수입 디젤차 판매는 10만 9929대로 2016년(13만 2279대) 보다 16.9% 줄었다. 이에 따라 점유율도 58.7%에서 47.2%로 떨어졌다. 2015년 디젤차 점유율이 68.8%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감지할 수 있는 셈이다.
폭스바겐과 아우디 등 연간 판매가 3만~4만대에 육박하는 대형 업체들이 인증서류 조작 문제로 경쟁에서 이탈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들은 그간 디젤 엔진 위주로 제품 라인업을 운영해왔다. 국내 시장에서 ‘베스트셀링카’로 이름 높은 폭스바겐 티구안도 2.0 디젤 단일 엔진만 판매됐었다.
가솔린차와 하이브리드차는 자연스럽게 반사이익을 얻은 모습이다. 지난해 가솔린차 신규 등록 대수는 10만 148대로 전년(7만 6284대) 대비 31.3%나 뛰었다. 같은 기간 점유율은 33.9%에서 43.0%로 올랐다.
올해 들어서도 35.8%의 성장률을 보이며 2만 18대(점유율 48.8%)의 가솔린차가 신규 등록됐다. 같은 기간 디젤차는 1만 7560대 등록되는 데 그쳤다. 점유율은 42.8%로 가솔린차 대비 6% 포인트 적은 수치다.
하이브리드차의 돌풍도 거세다. 2016년 1만 6259대였던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2017년 2만 2773대로 40% 이상 성장했다. 2015년 4% 수준에 불과했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9.8%까지 상승했다.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프리우스 등 글로벌 인기 차종이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친환경차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며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렉서스 ES300h의 경우 작년 7627대가 팔리며 베스트셀링카 2위 자리를 꿰찼다.
전문가들은 폭스바겐·아우디의 귀환 이후 디젤차 점유율이 다소 올라가긴 하겠지만 과거처럼 디젤이 수입차 시장 성장을 주도하는 상황은 연출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업체들이 가솔린차 위주로 마케팅 전략을 대폭 수정한데다 친환경차 열풍이 이어지며 하이브리드·전기차 등의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해 수입차 시장 내 배기량별 등록대수를 살펴보면 2000cc 미만 차량의 판매가 1만 3681대로 전체의 58.5%를 차지했다. 2000~3000cc 자동차는 7만 8981대로 33.9%, 3000~4000cc 모델은 1만 2675대로 5.4%, 4000cc 이상 차량은 4813대로 2.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올해 1~2월의 경우 4000cc 이상 자동차 등록이 373대로 전년 동기 대비 61.5% 빠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점유율은 0.9%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반면 2000cc 미만 차량의 등록은 2만 5546대로 작년 같은 기간(1만 8930대) 보다 38.9% 늘었다. 점유율은 62.3%까지 올라갔다.
한국에 팔리는 수입차 10대 중 5~6대는 2000cc 미만의 배기량을 지녔다는 판단이 가능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