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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2부 신보훈 기자.



최근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대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핵을 포기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내달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도 개최될 예정이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한반도가 핵전쟁의 위험에서 벗어나 대화국면으로 들어선 모양새다.

화해 분위기와는 다르게 건설업계는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전쟁의 당사자는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하는 정부와 건설 및 부동산 시장이다. 누가 선전포고를 했는지는 불명확하다. 과열된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촉매제가 된 것인지, 아니면 정권 교체 이후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 변화가 전쟁을 부추겼는지 알 수 없다. 중요한 점은 이미 전쟁이 시작됐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가장 먼저 ‘다주택자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투기과열지구 지정, 양도세 중과, 초과이익환수제 시행,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정책을 폈다. 수백대 일의 청약경쟁률이 나오는 분양시장을 진정시키고, 재건축 추진을 억제하면서 열기를 가라앉히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사정기관은 건설사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10대 건설사를 대상으로 검찰, 경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가 압수수색 및 세무조사에 나서면서 한순간에 ‘군기’를 잡았다.

강남의 집값 상승률을 보면 이번 전쟁은 정부가 승리한 듯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4주 연속 상승폭이 둔화됐고,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하락세로 전환되기도 했다. 작년까지 기세등등하던 건설 사업자들은 이제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바쁜 상황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상 신호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지방의 미분양 주택은 4만9256가구로 전월 대비 2300여 가구 늘었고, 전년 동월대비 9000여 가구 증가했다. 1월에 파산한 건설업체는 9개사로 작년 월 단위 부도업체수 중 가장 높았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시장 분위기를 조사한 3월 분양경기실사지수(HSSI)는 전북, 충남, 제주, 경남 지역에 10.0p 이상 떨어졌다. 강남 집값을 잡으려던 정부 정책에 지방의 건설 및 부동산 시장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과 첨단 무기로 무장하고 있는 한국이 북한과의 전면전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전쟁에서 이길 수 없어서가 아니다. 전쟁에서 승리하더라도 그 피해가 복구 불가능할 정도로 막대하기에 대화를 선택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국토교통부는 어떤가. 시장과의 전쟁을 승리한 이후 부동산 시장을 복구할 대책이 있는가. 건설 및 부동산 업계에 대한 규제가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에 전후복구 대책을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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