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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식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하나은행 채용비리 연루 의혹을 받고 지난 12일 사의를 표명했다. 사진은 지난 1월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인사하는 모습.(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금융권 채용비리 검사가 금융당국과 시중은행들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바뀌면서 검사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채용비리로 하나은행을 압박하던 최흥식 금감원장이 하나은행에 채용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은 만큼 금감원을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2금융권은 금감원이 채용비리 검사를 시작하면 적극 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검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보이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2금융권에 대한 검사가 시작된다고 해도 채용청탁인지 특별채용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조사가 들어오면 성실히 임하겠지만, 실질적으로 채용비리를 밝혀낼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채용비리 검사에 대해 회의가 든다는 것이다.

하나은행에 채용청탁을 한 의혹을 받고 최흥식 금감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금감원은 2금융권에 대한 검사를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날 "지난달부터 신고센터에서 2금융권의 채용비리를 접수받고 있고 각 검사국에서 개별 건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서 밝힌 것처럼 제보가 들어온 곳과 내부통제 검사를 나가는 곳에 대한 2가지 방식으로 채용비리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검사 시기에 대해서는 "언제부터 조사를 나갈 건 지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이 나온 것은 없다"며 "시급히 해야 하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각 검사국에서 판단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금융권에서는 채용비리 검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채용비리가 금감원과 하나금융 등 금융지주 간의 힘겨루기 싸움으로 격화되면서 금감원에 대한 비난 여론도 나왔고, 최흥식 금감원장이 결국 채용청탁 의혹으로 사퇴하면서 검사 명분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 조사를 할 때도 채용비리 발생 가능성이 높은 시중은행들이 많이 있었으나 일부 은행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점을 어떤 방식으로 조사하는지, 또 조사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명확히 공개되지 않아 믿을 수 있는 검사가 진행되는 지는 알 수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여기다 회사별로 진행하는 특별·추천채용과 채용비리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보험업계의 관계자는 "채용비리는 점수를 조작하는 등의 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임직원과 관련된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채용비리라고 판단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최흥식 금감원장도 하나은행의 추천 채용제도에 따라 지원자 명단을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며 "회사마다 가지고 있는 추천제도를 다 채용비리로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2금융권이 광범위하고, 특히 2금융권 검사가 제보 위주로 진행되고 있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점수 조작 등이 일어났다고 해도 일반 직원들이 알 수 없는 내용이라 정확한 증거가 없이 제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제보할 만한 사람이 실제로 얼마냐 되겠느냐"고 했다. 그는 이어 "은행과 달리 오너가 있는 2금융권 회사들이 오히려 채용비리가 쉽게 일어날 수 없는 구조일 수 있다"며 "채용비리 검사를 한다고 해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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