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미국제약協, ‘스페셜 301조 제안서’ USTR에 제출…韓 약가 책정 불공정 주장
스페셜 301조, 美 지재권 보호 위해 관세 부가·수입 물량 제한 등 ‘합법적 보복’ 가능
USTR 보고서 발표·행정명령 효력까지 시간…업계 "우려할 수준 아니지만 상황 예의주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위키피디아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미국 최대 제약 단체이자 로비 단체인 미국제약협회(PhRMA)가 미국발(發) ‘무역 전쟁’에 기름을 부었다. 협회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스페셜 301조’를 적용해 한국에 최고 수준의 무역 제재를 가해달라"고 요청했다. USTR은 공청회가 끝나는 내달 최종 보고서를 발표한다. 미국제약협회의 주장대로 한국의 제약 산업이 무역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지, 아닐지는 이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손에 달렸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제약협회는 지난달 중순 USTR에 ‘2018년 스페셜 301조 제안서’를 제출했다. 지식재산권(IP) 분야의 ‘슈퍼 301조’로 불리는 스페셜 301조는 미국 기업의 지재권을 보호하기 위해 무역 불공정 행위를 감시하고 이를 침해하는 국가를 우선협상대상국이나 감시대상국으로 지정한 뒤 제재를 가하는 조항이다. 미국제약협회는 제안서에 한국을 비롯해 일본, 인도, 말레이시아 등 10개 국가를 우선협상대상국으로 지정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USTR이 제안을 받아들여 우선협상대상국으로 지정되면 조사 과정을 거쳐 (높은) 관세 부과, 수입 제한 조치 등 최고 수준의 제재가 진행된다.

미국제약협회가 제시한 제안서에는 미국 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과 한국 제약사 제네릭의 차별적인 약가 정책이 불공정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한국이 스페셜 301조를 위반했다고 적시하고 있다. 한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한 신약에 대해 약가의 10%를 우대하는 것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이중에 걸친 약가 평가를 거치면서 실질적으로 약가가 인하될 수밖에 없다는 구조라는 주장이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USTR에 즉각 반박 자료를 보내 사실관계를 명확히 했다. 약가를 우대하는 것은 국민 안전성을 높이고 국내 보건산업에 기여한 회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이며,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은 건강보험 재정의 지급과 심사기관을 나눈 것으로 공보험과 사보험의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 세계를 볼모로 무역 전쟁을 선포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제약협회가 ‘절묘한 카드’를 선물하면서 국내 제약업계는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스페셜 301조 카드를 쥐고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장 보고서가 채택된다 해도 실제 행정명령의 효력이 발생하기까지는 보름~한 달 정도 소요된다. 협상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국에 10개의 국가가 포함돼 있어 어느 나라가 ‘시범 케이스’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 않느냐"면서도 "미국제약협회의 이 같은 결정에는 유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은 무역 상대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제재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도 ‘플랜 B’를 만들어 혹시 모를 업계 파장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USTR은 협회 등 단체와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해 내달 최종 보고서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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