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 유닛장이 누구 플랫폼의 확대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에너지경제신문) |
[에너지경제신문 이상훈 기자] SK텔레콤이 자사 음성인식 인공지능 플랫폼 ‘누구(NUGU)’의 확대 계획을 내비쳤다.
SK텔레콤은 14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누구가 월간 사용자 수 300만 명 돌파, 누적 발화량 11억회 돌파 등의 기록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누구 사용량이 지난해 10월 티맵에 확대 적용한 이후 급속도로 증가한 부분이다. SK텔레콤은 산술평균적으로 완만하게 증가하던 폭을 뛰어넘어, 기하급수적인 성장세와 더불어 충분한 실 사용자를 확보한 만큼 서비스 안정화 단계에 돌입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월간 누구 사용자 300명 돌파 추세를 분석, 올해 12월이면 누구 월별 사용자 수가 500만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진=에너지경제신문) |
이를 바탕으로 SK텔레콤은 누구 사용자 수를 연내 500만 명까지 늘릴 수 있으리라 판단하고 있다. 또 실 사용자 수를 늘리기 위해 이르면 5∼6월경 CJ헬로비전과 누구를 지원하는 Btv 셋톱박스를 연동시킬 계획이다.
누구의 첫 시작을 알린 음성인식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는 후속작인 누구 미니를 포함 누적 40만대 이상 판매됐다. 특히 가격이 저렴한 블루투스 스피커로 판매속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누구 미니는 현재의 화이트 단일 색상에서 탈피해 3월에 블랙 계열의 티탄, 그리고 4월에 핑크, 5월에 민트와 바이올렛 컬러를 추가할 계획이다. 총 5종으로 선택권을 넓혀 하드웨어 보급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4월에는 티맵 내비게이션 내 누구의 기능에도 변화가 생긴다. 내비게이션 화면 안에서 문자메시지를 음성으로 읽어주거나 말로 보낼 수 있게 된다.월 1억건씩 늘고 있는 음성기능 사용자의 누적 빅데이터가 인식률을 크게 높여 좀 더 정확한 실행이 가능해 고품위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게 됐다.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 유닛장(상무)은 하반기에는 스마트폰용 누구 앱 개발, 또 나아가 통번역과 음성 제어가 가능한 헤드셋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구글과 네이버가 실시간 통번역이 가능한 인이어 타입 헤드셋을 공개했는데 박 유닛장은 네이버의 ‘MRS’ 헤드셋보다 성능 면에서 더 뛰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SK텔레콤은 하드웨어 보급의 확충 외에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별 사용환경에 따른 데이터가 판이한 부분을 통합하는 것도 향후 목표로 잡고 있다. 현재는 홈용 스피커(누구, 누구 미니), 셋톱박스(Btv x 누구), 키즈(준 X 누구), 차량(티맵 X 누구)이 있지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위한 인공지능 어시스턴트 형태를 추가하고, 또 각각의 기기별 수요층과 사용공간에 최적화된 질문과 답변들을 통합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올해 확대될 누구 플랫폼 관련 기기들과 서비스 일정. (사진=에너지경제신문) |
박 유닛장은 "포털 사이트의 경우 진화하는 과정에서 디지털화된 데이터가 굉장히 많아졌고, 선택지가 많았다. 처음에는 선택지를 많이 보여줘 사용자가 고르도록 하는 것이 유리했지만 현재는 선택지가 너무 많다"면서 "음성인식 인공지능에서 지향하는 것은 음성이다 보니 시각처럼 많이 보여주듯 얘기하기 어렵다. 또 말이 길어지면 지루해진다. 선택지보다 정답지를 주는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백두산 높이는?’과 같은 질문에서 검색결과를 나열하기보다 확실한 정답을 찾아 들려주는 것이 음성인식 인공지능에서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SK텔레콤은 누구 사용자에게 필요한 백데이터, 팩트데이터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묶어 사용자 개개인에 꼭 맞는 맞춤결과를 제공하고, 나아가 애완동물이나 친구처럼 언어로 교감할 수 있도록 발전시킬 계획이다. 박 유닛장은 "SK텔레콤의 누구가 추구하는 것은 ‘인생의 동반자’다.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다. 사람과 사람이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손편지를 쓰다 이메일로, 유선전화기를 사용하다 무선전화기를 사용했던 것처럼 커뮤니케이션이 중심에 서고, 다양한 기술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추후에는 챗봇이 발전해 사람과 대화하는 인공지능 스피커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이를 위한 단계 중 하나로 VoIP 기능도 추가할 방침이다.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사람과 통화하거나 인공지능 스피커와 대화를 나누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VoIP 기능은 늦어도 올해 11월∼12월까지 어느 정도 구체화한다는 목표도 밝혔다.
▲누구 플랫폼은 전화통화 연결, 문자 송수신, 음식배달·주문, 날씨, 뉴스 브리핑, 운세, 프로야구 중계, 은행업무, 음악 재생, 팟캐스트 지원, 오디오북, IoT 기기 제어, VOD 재생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이 기능들은 계속 늘어날 예정이다. (사진=에너지경제신문) |
다만 현재 아쉬운 점은 SK텔레콤, 그리고 계열사를 통한 사용자가 전체 누구 사용자의 70%에 달한다는 점이다. 누구는 오픈 플랫폼을 지향하는 음성인식 인공지능 플랫폼이다. 그렇지만 SK텔레콤의 스피커, 단말기, 11번가를 통한 홍보와 판매, 티맵 사용자, Btv 등을 통해 모인 전체 데이터 상당수가 SK 연관이기에 오픈 플랫폼의 장점을 온전히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전체 데이터 중 60%가량이 티맵에서 발생했다는 점도 여전히 내비게이션 비중이 높다는 점을 반증한다. 음성인식 인공지능 스피커 중에서는 가장 높은 판매량을 자랑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것이다.
한편 SK텔레콤은 4월부터 누구를 통한 뉴스 서비스를 전면 개편, 하루 3회(아침/점심/저녁)마다 정치·스포츠·연예 등 8개 테마의 뉴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특정 검색어 기반으로 뉴스를 읽어주는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