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View] 코발트·리튬, 지속 상승할까..."5년내 급락 가능성"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3.19 10:19

모건스탠리·우드맥킨지 등 주요IB, 코발트·리튬 가격 하락 전망
배터리 원재료시장 공급과잉 일어..
내년 강한 하방압력 수요 넘어설 듯
現 고점...車업계 안정적 확보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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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 투데이)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리튬과 코발트. 최근 몇 년 간 원자재 시장을 달군 가장 뜨거운 상품 하면, 단연 두 희유금속이 꼽힌다. 전기차 배터리의 필수 소재인 두 금속은 전기차 확산에 힘입어 수요가 급등하자, 지난 2년 사이 3배 폭등했다. 그렇다면 가격 상승세는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이런 가운데, 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들이 앞으로 5년 안에 리튬과 코발트 가격이 반토막날 것으로 전망해 눈길을 끈다. 가격 상승에 대응해 다국적 광산기업들이 다수의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시장에 잉여물량이 쏟아지면 가격에 강한 하방압력을 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2월 말 모건스탠리가 2022년 배터리 원재료 시장이 막대한 공급과잉에 시달리면서 가격이 절반으로 폭락할 것으로 전망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자, 리튬 생산 기업들의 주가는 큰폭으로 떨어졌다. 모건스탠리의 부정적인 평가에 업계 경영진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수요를 광범위하게 과소평가했기 때문에 잘못된 결론을 내린 것이라 주장했다. 공급을 늘려도,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저품질 리튬을 고품질 리튬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병목 현상이 발생하면 가격 급등세가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리튬과 코발트 비관론을 견지하는 목소리는 모건스탠리 한 곳이 아니다. 영국 런던 소재 에너지 및 원자재 시황분석기관 우드맥은 지난 주 배터리 물질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고, 리튬과 코발트 가격이 올해 하락하기 시작해 2019년 이후 절반으로 폭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우드맥의 보고서는 코발트가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하는 가운데서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된다.

그렇다고 해서 우드맥이 리튬 수요에 대한 성장률을 과소평가하거나 하향조정한 것은 아니다. 보고서는 2017년 233kt이던 리튬 수요가 2020년 330kt, 2022년 405kt으로 향후 5년간 2배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신규 공급 물량으로 인해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폭락할 것으로 우드맥은 관측했다.

▲리튬가격. (표=한국광물자원공사)


우드맥은 "가격 폭등에 따른 공급 측면의 반응은 이미 진행 중"이라면서도 "신규 프로젝트들이 배터리 품질로 물질화돼 실제 사용가능한 화학물질로 생산되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2018년까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가격이 지속되다가, 2019년 이후 본격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추월하기 시작하면서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 전망했다.

우드맥이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수 시장에서 탄산 리튬 가격은 12월(톤당 2만4500달러) 대비 이미 6% 가량 빠졌다. 반면, 국제 시장 거래가는 2월 말 기준 1만6000달러 선으로,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드맥은 리튬 가격이 올해 평균 톤당 1만3000달러선에서 횡보하다가, 2019년 9000달러 밑으로 추락하고, 이후 2022년까지 평균 650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발트 시장의 전망은 더 좋지 않다. 전망치와는 정반대로 시황은 마냥 장밋빛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코발트 현물 가격은 톤당 8만5000달러를 돌파하며 LME 상장 이후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이는 지난해 3월 기록한 5만3700달러 대비 60% 가까이 폭등한 것이다.

▲(자료=에너지경제신문DB)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코발트 수요는 104kt에 달했으며, 이 중 절반 가량은 배터리 제조업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올해 코발트 수요가 9% 가량 추가 성장하면서 113k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2022년까지 코발트 수요는 배터리에서만 98kt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전체 코발트 시장에서 61%에 달하는 규모다.

우드맥은 "글렌코어, ERG 등 세계 최대 광산기업들이 2019년에서 2022년 사이 상당한 양의 추가공급을 시장에 쏟아낼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장이 빠르게 공급과잉으로 전환하고 코발트 가격에 강한 하방압력을 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보고서는 "글렌코어와 같은 업체들이 현재 진행 중인 추가 공급물량이 시장에 100%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잠재적 공급과 재고까지 계산한다면 향후 수년간 가격 수준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우드맥은 올해 코발트 가격이 7만5000달러선에서 횡보하다가, 2019년 5만5000달러로 하락하고, 2020년과 2021년 사이 3만3000달러를 약간 웃도는 수준까지 후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세계 주요기관들은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으나, 배터리나 자동차 업체들은 마음이 급하기만 하다. 가격이 기록적인 속도로 치솟는 탓이다.

BMO 캐피털 마켓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하나에 사용되는 코발트는 약 10㎏으로 아이폰에 사용되는 코발트양의 1000배를 웃돈다. 특히, 리튬과 코발트는 극소수의 국가와 일부 매장에 편재돼 있는 데다 지리적 요인 등 변수가 다양해 안정적인 수급이 이뤄지기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조업체들이 직접 광산업체와 직접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심지어 애플도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사용되는 배터리에 들어갈 코발트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자 광산업체와 직접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양극재 배터리의 원료인 황산니켈 확보를 위해 10억원을 들여 켐코(고려아연 자회사) 지분 10%를 확보한 바 있다. 황산니켈은 배터리 양극재의 주요 원재료다.

삼성SDI 역시 최근 칠레에서 리튬을 싼값에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삼성SDI·포스코 컨소시엄은 지난 12일 칠레 생산진흥청(CORFO)의 리튬 개발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됐다. 칠레 북부 메히요네스시에 양극재 생산 합작공장을 설립해 2021년부터 연간 3200톤 규모 양극재를 생산한다.

SK이노베이션도 원재료 코발트와 니켈을 장기간 공급받을 수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호주 광산회사와 황산코발트와 황산니켈을 공급받는 계약을 맺고 7년동안 황산코발트 1만2000톤, 황산니켈 6만톤을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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