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과천 등 쏠림 현상 뚜렷 "오를 곳은 오른다" 학습효과 영향
서울-지방 분양시장 양극화 불가피
[에너지경제신문 신보훈 기자]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도 ‘분양 슈퍼위크’는 막지 못했다. 3월 둘째 주 강남과 과천 등 수도권 핵심지에서 분양 물량이 공급되면서 시장을 관망하던 수요자들이 견본주택으로 쏟아져 나왔다.
◇ 불확실성 증가에 "오를 곳 청약 넣자"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 수도권 주요 지역에 오픈한 견본주택에 몰린 방문객은 10만여 명에 달한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이 분양하는 ‘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에 주말간 4만3000명이 다녀갔고, 같은 날 강남구 논현동에 공급되는 ‘논현 아이파크’에는 2만여 명이 방문했다. 준강남으로 불리는 과천에는 SK건설과 롯데건설이 분양하는 ‘과천 위버필드’가 오픈했는데, 2만6000명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압박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분양시장의 뜨거운 관심은 역설적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 공급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3월 ‘분양경기실사지수(HSSI·Housing Sales Survey Index)’ 전국 전망치는 70.9로 나타났다. 전망치가 기준선인 100 이하면 주택 공급을 위한 시장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느끼는 상황을 의미한다. 3일만에 10만 명이 몰리는 지난 주 분위기와는 다른 모습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시장을 전체적으로 누른다고 해도 어느 한쪽은 반대급부가 돼 튀어 나오게 돼 있다"며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에서 확실하게 선택 가능한 곳, 당첨만 되면 몇 억 원이 남을 것으로 예상되는 강남, 과천의 사업장이 오픈하다 보니 수요자의 관심을 많이 끌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오픈한 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사진=이수일 기자) |
◇ 분양시장 활황?…양극화의 '가속화'
지난 주 분양시장은 수도권 주요 지역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을 뿐이지 전체적인 분위기로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은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로 서울의 주요 재건축 단지에 대한 추가 공급이 늦어지고, "오를 곳은 오른다"는 학습효과 때문에 강남 등 주요지역에 대한 열기는 이어지고 있다. 반면,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는 지방 지역은 벌써부터 침체구간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수도권 주요 지역과 지방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양지영 R&C 연구소의 양지영 소장은 "지방 수요를 이끌어왔던 혁신도시 및 산업단지 개발이 마무리되고, 공급도 많아지면서 수요 유입 감소와 집값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서울은 여전히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급이슈로 인한 양극화는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