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국제유가가 19일(현지시간)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증시가 1% 이상 떨어졌고, 에너지 시장의 투자자들은 여전히 공급 증가를 경계하고 있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유가를 지지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0.5%(0.28달러) 떨어진 62.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0.24%(0.16달러) 내린 66.05달러로 장을 마쳤다.
유나이티드 아이캅의 브라이언 라로스 기술 애널리스트는 "이날 유가 하락의 배경에는 증시의 하락이 있다"며 "개장 이후 미국 증시는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무역전쟁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와 페이스북의 급락으로 인해 미국 증시는 1.5%이상 하락했고, 유가는 미국 증시를 따라 움직였다.
하지만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강력한 수요가 하락폭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셰일오일 산유량에 대해 계속 논의하고 있지만 글로벌 재고에 많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글로벌 재고는 계속 빡빡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미국의 원유 시추공 수의 증가도 유가를 압박했다. 에너지 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시추공은 4개 늘어 800개를 기록했다.
코메르츠뱅크의 애널리스트들은 "현재의 유가 수준에서 미국 석유업체들의 굴착활동은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산유량은 지난 2016년 중간 이후 5분의1이상 늘어 일평균 1038만배럴을 기록했다.
지정학적 긴장감이 유가를 지지했다. 지난 16일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경쟁국인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 자신들도 핵무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트로매트릭스의 올리버 자콥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 사우디 왕세자가 미국을 방문하는 가운데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가격변동이 있을 것"이라며 "이란 및 이란의 핵협정에 반대하는 많은 헤드라인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핵협정에 대해 수시로 비판하며 제재 완화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