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대우건설 해외매각 가능성도 닫혀 있진 않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3.21 19:46
-이번 매각 과정서 호반건설 외 인수 후보로 거론된 국내 건설사 없다는 건 해외 매각 가능성 시사

산업은행.연합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이유민 기자] 호반건설이 발을 빼 대우건설 매각이 불발된 가운데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주가 정상화 기간을 갖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대우건설 예비입찰제안 과정에서 유력 후보였던 주요 해외 건설사로의 매각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해외 매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진행됐던 대우건설 예비입찰제안서 접수에서 국내 건설사인 호반건설과 더불어 세계 1위 건설사인 중국건축총공사(CSCEC)가 유력 매각 후보였다는 사실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예비과정에서는 CSCES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유력 기업들이 후보로 참여했다고 알려진 가운데 1월에 진행된 본 입찰에서는 호반건설이 단독 참여했다.

산업은행은 당장 해외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의 해외 매각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놓는 분위기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경영상황을 건실하게 만들어 주가를 정상화하는 게 우선"이라며 "대략적이지만 주가 정상화에 필요한 기간을 2년 정도로 어림잡았다"고 설명했다.

2010년 12월경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대우건설의 주가는 주당 1만8000원 선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대우건설 주가는 주당 4790원 최저점을 찍은 후 현재도 5400원대를 유지하며 인수 당시 보다 3분의 1가량 폭락한 상황이다.

그는 이어 "다음 매각 시기를 정해놓은 것이 아니고 대우건설 경영상태 정상화 속도에 따라서 매각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차기 매각과정에서도 지난 매각과 같이 국내외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인수를 추진할 것으로 보여 해외 매각 가능성도 닫혀있진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업계 역시 해외 매각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매각 입찰 후보군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호반건설 외에는 대우건설을 노리는 다른 대안이 없는 것으로 검증된 것"이라며 "아직 재매각을 추진하기엔 이르지만 중국기업을 포함한 다른 해외 기업들이 대우건설 매각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예비입찰제안서 과정에서 국내 업체로 참여한 곳은 호반건설이 유일했기 때문에 국내 인수 후보군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최근 주요 산업 분야와 상관없이 건설업에 진출하고 있는 회사들이 증가했지만 대부분 건설 투자와 관련된 분야가 아닌 부동산 관리 수준이 소프트 사업 부문에 집중돼있다. 이러한 곳들은 건설업계 시공 상위권인 대우건설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현재까지 거론된 후보군 중에서 결국 인수업체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의 해외 매각이 가시화될 경우 가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건설 산업이 많이 진출해 있는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 기반 건설사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예비입찰과정에서도 언급됐던 CSCEC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반면 국내 매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건설업계의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며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주가 정상화 후 재매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면 지금과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의 주가와 경영 환경이 정상화되면 국내 상위권 건설사에서도 매각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

대우건설 관계자는 "기업가치 제고와 회사 신뢰도를 높이는 내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재매각 시기와 방향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유민 기자 yum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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