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칼럼] 주택시장의 패러다임 바꿀 인구구조 변화와 가구 분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3.22 14:36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주택시장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추세는 무엇보다 인구구조 변화 및 가구 분화와 관계가 깊다는 것이 시장을 바라보는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기도 하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 자료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구는 1983년 인구대체 최저선인 2.1명 이하로 하락한 이래 저출산현상이 가속화되면서 2030년을 기점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합계출산율 1.68명에 크게 못 미처 사실상 전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국가로 분류될 전망이다. 또한 2000년부터 시작된 고령화사회(만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7% 이상을 차지)는 2018년 고령사회(만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14% 이상을 차지)로 진입이 예상되고 2026년부터는 초고령사회(만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20% 이상을 차지)로 진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2015~2045)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2인 가구는 가구 분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2015년 이미 절반을 넘어선 1013만4000가구(전체 가구의 53.3%)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추이는 향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나홀로 세대로 불리는 1인 가구의 빠른 증가세(1985년 전체 가구의 6.7%에서 2015년 27.2%로 증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90년 이후 가장 주된 유형의 가구는 4인 가구였으나, 2010년 이후부터는 1~2인 가구, 2015년 이후로는 1인 가구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료를 근거로 인구구조 변화 및 가구 분화가 장래 우리나라의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을 살펴보면, 첫째, 소유보다는 임대를 선호하는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되 규모에 있어서는 중대형보다는 소형을 선호하는 다운사이징 현상이 확산될 것이다. 이는 출산율 감소 및 인구 고령화, 독신인구 증가, 이혼 및 졸혼 증가, 개인주의적 가치관 확산, 빈부격차 심화, 산업화 및 도시화 지속 등에 따른 1인 가구의 급속한 증가에 기인한다.

둘째, 도심지선호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다. 인구구조 변화와 가구 분화는 결국 인구의 도심지 유입을 촉발시킬 것으로 보이며 이는 경제활동에 유리한 직장 인근에서 주거지를 찾는 직주근접선호 현상으로 표출될 전망이다. 일례로 일본의 경우를 보더라도 도쿄 중심부에 위치한 도심지는 인구유입이 가속화되면서 초고도로 개발됐던 반면, 외곽 신도시 등은 점차 사람들이 살지 않는 유령도시로 변해가고 있다.

셋째, 개인주의성향이 확산되고 다양성 및 개성화가 중요시됨에 따라 주택시장도 맞춤식 소량공급방식으로 전환될 것이다. 즉 인구구조 변화와 가구 분화는 개인주의의 확산을 동반하면서 주택공급에 있어서도 과거와 같은 공급자 중심의 획일적 대량공급방식은 점차 사라지는 반면, 수요자중심의 맞춤식 소량공급방식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덧붙여 인구의 고령화 여파로 개인의 건강 및 라이프사이클을 더욱 중요시할 것으로 보이는바, 이에 맞춰 주택의 공급 역시 웰빙과 기능성이 강화된 첨단 주거형태로 변모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요컨대 인구구조 변화와 가구 분화는 주택의 다운사이징 선호 현상과 도심지 선호현상을 촉발시키면서 향후 주택시장의 패러다임마저 확연히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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