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국제유가는 22일(현지시간) 사흘 만에 내렸다. 뉴욕 증시가 급락함에 따라 이번 주 랠리에 대한 이익실현이 나타났다. 다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국들의 지속적인 감산 노력이 하락폭을 제한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3%(0.87달러) 떨어진 64.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0.8%(0.56달러) 하락한 68.91달러에 거래됐다.
유가는 지난 2주 동안 상승했다. 달러화 약세와 이란-사우디아라비아 간 고조된 긴장감이 유가를 지지했다. 전날에는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가 예상과 달리 감소한 것으로 나와 유가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날 미국 증시가 하락한 점이 유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천문학적 관세를 부과하면서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가 커진 점도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CHS헤징의 앤서니 헤드릭 원자재 선물 브로커는 "중국의 보복조치가 원유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날 유가 약세의 재료였다"고 설명했다.
전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260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26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원유 수입 감소와 정유공장의 원유 처리량 증가에 따른 결과다.
다만 미국의 산유량이 일평균 1040만배럴로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유가 강세 심리를 압박했다. 미국의 산유량은 사우디의 산유량을 넘어서 러시아의 일평균 1100만배럴에 근접했다.
리터부시앤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쉬 대표는 "우리는 사상 최대치로 늘어난 산유량이 여전히 유가 약세 신호로 본다"며 "이는 유가가 높은 상황에서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