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쓰레기 더미로 뒤덮인 북태평양…한반도 면적의 7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3.23 13:42

-애초 예상치 16배·프랑스의 2배
-약 8만톤으로 점보제트기 500대로도 부족


clip20180323100037

▲북태평양 하와이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사이 ‘거대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모습. (사진=Ocean Cleanup Foundation)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북태평양 하와이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사이 ‘거대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쓰레기 섬은 약 155만㎢의 면적에 7만9000톤의 쓰레기가 모여 있어, 면적으로는 한반도 면적(22만3000㎢)의 7배에 달하며, 쓰레기양으로는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16배 이상이라는 것이다.

비영리 연구기관 ‘오션 클린업 파운데이션’(Ocean Cleanup Foundation)은 최근 이런 연구 결과를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고 USA투데이와 영국 인디펜던트 등 언론들이 23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6개 대학 및 항공센서 기업 등과 함께 항공 촬영과 18척의 선박을 통한 수거를 통해 쓰레기 섬 규모를 파악했다.

이 쓰레기 섬은 바람과 해류의 영향으로 북미와 중남미, 아시아에서 흘러온 쓰레기가 모이는 곳이다. 태평양에는 섬과 같은 5곳의 쓰레기 밀집 지역이 있는 데 이 섬이 가장 크다.

조사 결과, 이 섬에는 약 1조8000억 개의 쓰레기 조각이 바다에 부유하고 있으며 99%가 플라스틱이다.

이 중 0.5∼0.05㎝ 크기의 마이크로 플라스틱 입자가 쓰레기 개수의 94%를 차지하면서 1970년대 이래 거의 3배로 증가했지만, 전체 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에 불과하다.

반면 전체 쓰레기 양 중 거의 절반이 어망이며, 4분의 3 이상이 5㎝ 이상 크기였다.

큰 쓰레기 조각들이 점진적으로 더 작은 조각으로 줄면서 ‘플라스틱 수프’(plastic soup)를 형성하고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로런트 레브레톤 수석연구원은 "이곳에 집중된 쓰레기를 수거하려면 점보제트기 500대를 꽉 채워도 모자란다"며 "전 세계적으로 매년 더 많은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이용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바다의 플라스틱 오염은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줄리아 레이서 연구원도 "우리가 마주친 엄청난 양의 쓰레기에도 놀랐지만, 그 크기에도 놀랐다"면서 "예상과 달리 작은 파편이 아니라 제법 큰 크기의 플라스틱이 널려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바다거북이나 해양 조류의 생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며, 마이크로 플라스틱 입자는 군집 어류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션 클린업 파운데이션 측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먹이사슬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면서 "전체 생태계의 영향을 가늠할 수 없지만, 해양 쓰레기는 크든 작든 매우 해로운 결과를 야기한다"라고 지적했다.

이 기관은 북태평양 쓰레기 섬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자연 상태에서 최소 30년 이상 남아있을 수 있으며 성분에 따라 한 세기 이상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한편, 이처럼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세계 각국은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영국에서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금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마이클 고브 영국 환경장관은 한 팟캐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플라스틱 빨대가 나쁘다면 그것을 금지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영국이 내년 브렉시트(Brexit) 후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계속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했다.

플라스틱 빨대는 미세 플라스틱과 함께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통상 사람들이 빨대를 사용하는 시간은 20분에 불과하지만 버려진 뒤에도 500년 동안 사라지지 않고 지구에 남아 있게 된다. 최근 콧구멍에 플라스틱 빨대가 꽂혀 고통받는 바다 거북이의 영상이 공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상희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