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LG화학, 상반기보다는 하반기를 기대해보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4.12 10:31

[에너지경제신문 김순영 전문기자]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교환사채(EB) 발행으로 자금을 확보했다. 또한 안정적인 원료 조달을 위해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수직 계열화도 시도하고 있다. 사업 확대에 대한 성과는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 교환사채로 6300억원의 자금 확보… 효율적인 공장증설 자금 조달

LG화학은 지난 4월11일 사모와 공모를 대상으로 총 6363억원 규모의 교환사채 발행을 공시했다. 총 교환 대상 주식 수는 전체 발행주식의 1.6%인 128만여 주로 3년 만기, 이자율은 0%다. 1주당 교환가액은 사모는 46만원, 공모는 51만5200원이다.

교환사채발행

▲자료=전자공시시스템


교환 대상 자기 주식은 지난 2016년 말 LG생명과학을 소규모 합병할 때 발행한 주식으로 5년 이내 처분 조건이 있는 주식을 활용했다.

NH투자증권은 LG화학의 교환사채 발행에 대해 자기주식을 제로 금리로 유동화하면서 유럽과 중국 EV(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장 증설자금을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조달하게 되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계획된 전지 관련 투자금액은 총 1조5000억원으로 유럽 폴란드 배터리 공장 증설과 중국 공장 증설에 일부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충분한 투자금을 확보해 유럽 EV(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화유코발트와 합작법인 설립… 전구체·양극재의 안정적 공급

한편 LG화학은 같은 날 합작법인 형식으로 설립을 추진 중인 양극재 합작 생산법인 러여우뉴머티리얼즈(LEYOU NEW MATERIALS)에 1561억원(1억4600만달러)을 출자하는 계획을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LG화학은 합작법인에서 생산된 양극재를 우선 공급받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출자

▲자료=전자공시시스템


또한 LG화학은 화유코발트와의 합작법인에 833억원을 출자해 전구체 합작 생산법인의 지분 49%를 확보하게 되었다. 코발트 등 원재료 조달은 화유코발트가 담당하고 합작 생산법인에서 생산된 전구체는 LG화학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합작사인 화유코발트는 중국 저장성에 위치해 있으며 작년에 정련 코발트 2만톤을 생산한 세계 1위 업체다. LG화학은 이를 중국 난징의 소형과 중대형 배터리 공장과 폴란드 브로츠와프 전기차 배터리 공장으로 공급해 완제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대신증권은 LG화학은 전구체, 양극재 관련한 중국 생산합작법인의 설립으로 핵심 원재료에서 배터리로 연결된 생산 수직 계열 체계를 구축하며 배터리 사업의 원가 경쟁력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또 리튬이온 구조에서 원가 비중이 높은 양극활물질의 중요한 재료인 코발트가 지속적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시점에서 안정적으로 원재료를 확보하게 되면서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의 수주 과정에서 강한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보쉬의 셀 양산 포기…셀업체들의 기업 가치 간접적으로 확인

전기차 시장 성장 기대는 여전하다. 최근 보쉬(Bosch)는 배터리셀을 직접 생산하지 않기로 결정했는데 팩업체가 셀 양산을 직접 하는 것은 사업적으로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이같은 보쉬의 결정이 현재 배터리셀을 양산해 공급하고 있는 기업들의 가치를 간접적으로 확인해 주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대차투자증권은 전기차 배터리셀 시장은 현재 신규 업체가 진입해 수익내기 어려운 상황으로 LG화학과 같은 선도적인 업체들의 위치는 당분간 크게 흔들릴 이유가 없다고 봤다.


◇ 1분기 실적 부진할 듯…하반기, EV 배터리 흑자전환 기대


한편 LG화학의 지난 1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지난 1분기 매출은 6조7541억원, 영업이익은 7344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적 전망치는 다소 하회하고 있는 흐름이다.

엘쥐화학 컨센_영업익

▲자료=에프앤가이드, 3개월 영업이익 전망치 기준


현대차투자증권은 LG화학의 1분기 실적은 시장 평균을 하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강세와 배터리·정보전자소재 수익성이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L-쉐이프(L-shape) 배터리 양산과 EV(전기자동차) 배터리 부문의 흑자 전환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LG화학의 목표주가는 기초소재·정보전자소재의 실적전망을 낮춰 잡으며 기존 56만원에서 52만원으로 제시했다. 다만 하반기에 중국의 CATL 상장과 EV(전기자동차)배터리 사업 흑자전환 등으로 주가는 재평가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연간실적_현대차

▲자료=현대차투자증권


DB금융투자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6962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초소재의 개선에도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정보전자·전지·생명과학 때문이다.

생명과학은 LG화학에서 직접 언급한 비용 반영이 시작되면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정보전자는 디스플레이 전방 산업의 부진에 따른 판가 하락 효과로 수익성이 둔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지는 소형 전지 판매량 감소에 따라 BEP(손익분기점)를 하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2분기 영업이익은 기초소재가 실적 개선을 이끌며 735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하반기 중대형 전지의 BEP(손익분기점) 상회를 바라보는 시장 기대를 감안할 때 LG화학 전지 부문의 수익성 회복 속도가 더뎌지는 것은 주가 회복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중장기 전지 수익성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를 다소 낮출 필요가 있다고 보고 투자의견을 중립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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