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기와 플랫폼. (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량이 최근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16년 1월 이란 핵합의 이행 뒤 배 가까이 증가했던 이란산 원유 수입이 이란을 둘러싼 정세 불안으로 감소했다는 게 관련 업계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15일(현지시간) 한국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하루 평균 32만5000배럴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3% 적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전체 원유 수입량(일일 258만 배럴)의 감소율(14%)보다 하락폭이 월등히 크다. 올해 1분기 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량도 일일 28만1000배럴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9.4% 줄었다.

관련 업계에선 이런 추세와 관련, 이란의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대부분 해제한 핵합의를 미국 정부가 파기하겠다고 위협하면서 한국의 정유사들이 원유 수입선을 다변화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이와 함께 이란의 주요 원유 수입국 중 한 곳인 한국의 수입 감소는 이란이 처한 현 상황을 반영한다.

핵합의 이행으로 이란이 원유 수출량을 제재 해제 이전 수준으로 끌어올렸지만 예상만큼 기축통화(달러화, 유로화)가 유입되지 않았다. 미국의 우선제재가 유지되는 탓에 달러화 거래는 극히 제한적이고, 유로화 역시 미국의 압력으로 유럽 주요 금융기관이 이란과 거래를 꺼려 이란으로 흘러들어 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수입 금액의 20% 정도만을 유로화로 결제하고 나머지는 원화결제계좌로 처리한다. 이란이 한국에 원유를 팔아도 달러, 유로화가 고스란히 이란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기축통화가 필요한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는 한국 정유회사에 유로화 결제 비율을 10% 포인트 정도 높일 것을 요구하면서 원유 수출 물량을 조정해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외에도 중국, 인도, 터키 등 이란의 주요 원유 수입국도 유로화 결제와 함께 물물교환식으로 원유 대금을 치르기 때문에 NIOC가 실제 쥐게 되는 기축통화가 충분치 않다. NIOC는 그렇지 않아도 노후한 국내 석유·가스 시설에 투자를 집중하는 터라 기축통화가 긴요한 처지다.

한국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란 정유시설인 페르시안걸프스타(세타레 할리제파르스)가 새로 가동하면서 가스 콘덴세이트를 내수용으로 돌려 수출량이 줄어든 것도 한국의 수입이 급감한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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