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훈의 눈] 통일 이후 건설업계가 맞이할 미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4.16 09:32
증명사진

▲건설산업2부 신보훈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신보훈 기자]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 다음 달에는 북미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펼치는 외교전 결과에 따라 한반도는 ‘경천동지’ 할 변화가 이뤄질 수도 있다.

조금은 성급한 만약을 가정해 보자. 남과 북이 통일된다면 건설업계는 어떤 변화를 맞게 될까?

우선 북한 지역에 대규모 임대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북한의 주택 공급률은 50~60%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남북한 이동이 가능해질 경우 집 없는 북한 주민의 상당수는 남한으로의 이주가 예상된다. 집단 이주에 따른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 이들이 거주할 임시주택이 필요하다. 철근콘크리트(RC) 기반의 주택은 건설하는데 적어도 2~3년이 소요된다. 단기간에 대량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대안으로는 공장에서 골조를 제작하는 형태의 모듈러 주택이 제격이다. 현재 우리나라 모듈러 주택 기술은 11층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필요성이 높아지면 산업화와 함께 RC구조를 벗어난 신기술 투자 가능성이 열린다.

대규모 택지 개발도 빼 놓을 수 없다. 서울은 이미 개발부지가 고갈된 상태다. 1·2기 신도시 개발과 행정수도 조성 등이 진행되고 있지만, 북한이 개방된다면 차원이 다른 규모의 개발 사업이 진행된다. 세계에서 가장 고립돼 있던 북한은 천혜의 관광지가 되고, 평양을 중심으로 한 제2 수도 건설도 가능해진다. 각종 인프라 시설과 함께 양질의 주택 공급은 말할 필요도 없다. 38선에 가로막혀 외딴 섬에 머물던 남한의 지리적 위치는 통일 이후 중국 대륙과 연결된다. 중국와 유럽이 연결되는 대륙 철도사업과 러시아를 통과하는 유라시아 철도사업에서 한반도는 출발지이자 종착지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통일 시대에 수도권 집중이나 과밀 부작용을 걱정할 시간은 없다.

북한은 개발도상국의 위치로서 세계 각국의 제1의 투자처가 될 확률이 높다. 한 몸이 된 남한은 물론이고, 중국, 미국, 유럽 등은 한반도로 시선을 돌릴 것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다자간개발은행(MDB) 또한 한반도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투자금이 몰리는 산업에 또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필요하겠는가. 통일 이후 일할 사람을 데려오기 위해 분주한 건설사 인사팀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투기나 난개발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은 농후하다. 정부가 통일 이후 단계별 개발계획을 착실히 준비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는 강남 집값 잡기에 매달리기 보다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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