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업계, 한전 1분기 영업손실·당기순손실 3000억 이상으로 추정
탈원전 정책에 1분기 원전 이용률 55%까지 하락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전력구입비 전년보다 25% 늘어
김종갑 사장, 취임 동시에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개선되는 시점까지 비상경영에 나설 것"
2분기 이후 원전이용률 다소 회복 전망...예전 만큼은 어려워
전기요금 인상 여부가 관건


취임식 사진1

김종갑 한전 사장은 13일 취임식에서 "작년 4분기 영업적자가 말해주듯 회사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며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개선되는 시점까지 비상경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한전이 적자탈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 1분기도 적자 경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종갑 한국전력 신임 사장은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생산원가에 해당하는 전력구입비용, 발전비용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판매가인 전기요금 인상 없이는 적자탈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김 사장은 지난 13일 전남 나주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가 말해주듯 회사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며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개선되는 시점까지 비상경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한전 실적은 연결 재무제표로 평가받기 때문에 발전 자회사도 잘해야 한다"며 "불필요한 경쟁은 원가 상승 요인이고 자원 낭비인 만큼 중복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한전의 영업이익(이하 연결기준)은 4조9532억원으로 전년 대비 58.78% 급감했다. 4분기에는 12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실적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 등 시장에서는 올 1분기 한전의 1분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모두 3000억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전기요금 인상 없으면 수익 악화 지속 불가피

전력업계는 전기요금 인상이 없으면 단기간에 한전의 적자탈출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의 영업이익이 악화일로를 보이는 것은 전력생산의 원가 개념인 전력구입비와 연료비 상승 때문이다. 한전은 6개 발전자회사들이 생산한 전기를 구매해 가정과 공장 등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개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은 고정돼 있다. 도매가인 전기구입비가 올라가면 당연히 수익은 악화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판매가격 인상 가능성은 적다. 전력구입비가 오르면 당연히 전기요금도 올라야 하는데 정부는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하며 ‘2022년까지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전력 업계에 따르면 한전이 자구노력으로 관리가능한 경영비용은 전체의 약 5% 수준인 3조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전력구입비·연료비 등 원가와 연동돼 자구노력 영향이 제한적이다.

특히 탈(脫)원전·석탄 중심의 정부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원료비가 상대적으로 비싼 액화천연가스(LNG)발전 비중이 커지면서 전력구입비용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전력구입비는 3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6% 늘었다. 지난해 연료비 역시 2조 5000억원을 전년 대비 17.5%로 증가했다. 반면 1분기 원전 이용률은 정비 기간 연장 등으로 55%까지 하락했다. 상대적으로 비싼 발전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며 전력판매 증가에 따른 매출 증가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연료단가 상승 또한 영업손실의 원인이 됐다. 발전자회사의 발전연료단가는 전년동기대비 23.1% 상승하면서 비용이 늘어났다. 국제 석탄가격 및 유가는 5~6개월의 시차를 두고 한국전력의 발전연료단가에 반영된다. 1분기 평균 국제 석탄가격과 유가가 여전히 전년동기대비 각각 원화기준 16.6%, 12.1% 높은 수준임을 감안할 때, 한국전력의 발전비용은 3분기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고리 4호기 재가동,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 기대

한편 최근 고리 4호기의 재가동이 확정되고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이 논의되고 있어 한전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1일 고리4호기 원전의 재가동을 승인했다. 작년 냉각재 누설로 가동 중단된 이후 1년만이다. 유진투자증권 황성현 연구원은 "대규모 정비 마무리와 2월 이후 원전정비일수 증가세 둔화를 감안하면 4~6월 정비 종료예정 원전 9기도 순차적으로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원전 가동률은 1분기 56%에 그쳤지만 2분기 74%, 3분기 85%, 4분기 86%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반면 KB투자증권 강성진 연구원은 "원전이용률은 다소 회복될 전망이나 예전 수준의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연구원은 "원전이용률을 높이면 LNG발전업계의 일감이 줄어들기 때문"이라며 "결국 요금인상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워킹그룹은 전기사용량이 적은 경부하 요금 인상과 산업용 누진제 도입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한국전력의 원가손실액 98%가 20대 기업으로부터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산업용 요금의 인상 가능성은 매우 높다. 업계에서는 경부하 요금이 10% 인상될 경우, 한국전력의 매출은 약 7000억 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기저발전(원전, 석탄)의 안전, 환경비용은 산업용 경부하 요금 50% 인상으로 충분히 흡수가 가능하다"며 "산업용 전기는 수요에 대한 가격탄력성이 높은 특징이 있어 요금 개편은 수요관리 관점에서도 효과적인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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