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7월 新의약품 입찰 규정 도입…EU·美·日 의약품 기준만 1∼2등급으로 인정
韓 기존 2등급서 최하위 등급으로 떨어질 우려…시장 입찰 자격 사실상 막혀

자료=BMI 리포트, 베트남리포트/그래픽=(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베트남 정부가 자국의 제약 산업 보호를 이유로 예고 없이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국내 제약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베트남 의약품 수출 규모는 연간 2100억 원으로 베트남은 우리나라의 의약품 수출국 3위에 이르고 있다. 의약품 조달을 정부가 직접 입찰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베트남 시장 특성 탓에 베트남 당국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조정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가 의약품 입찰 규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입안 예고했다. 개정안은 유럽연합(EU)과 미국, 일본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에 부합하는 약만 1~2등급으로 인정하는 것이 골자다. EU, 미국(cGMP), 일본(JGMP)의 GMP를 받지 못하면 등급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베트남 당국은 새 입찰 규정을 이르면 오는 7월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등급이 높을수록 유리한 위치에 오르는 입찰 시장에서 등급이 낮으면 입찰 참여가 사실상 막힌다는 점이다. 등급이 높으면 입찰 자격이 주어지고 입찰할 수 있는 의약품 품목도 많아지게 된다. 우리나라의 베트남 수출 의약품 입찰 등급은 현재 2등급이다. 그러나 새 입찰 규정 개정안이 수정 없이 시행될 경우 우리나라의 등급은 최하위인 6등급으로 하향 조정된다. 결국 현재 베트남 의약품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파악되는 국내 제약사 60여 곳이 피해를 입게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트남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거나 대표사무소, 법인을 설립한 국내 제약사만 10곳에 이른다.

베트남 당국의 새 입찰 규정 개정안 시행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국내 제약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이하 협회)는 당장 국내 제약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달 초 허경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을 중심으로 대표단을 꾸리고 베트남으로 넘어갔다.

협회에 따르면 대표단은 베트남 보건부, 국립의약품품질관리원 등 베트남 보건당국과 연이은 면담을 통해 우리나라의 의약품 등급 조정이 베트남 정부와 제약 산업에 전혀 득이 될 게 없으며, 이 때문에 등급 유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지난 3일 베트남 하노이에선 양국 제약협회가 고위급 간담회를 열고 양국 제약 산업의 공동 발전을 위해 이달 중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했다. 오는 9월에는 양국 제약협회가 공동으로 ‘미래협력포럼’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허경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한국 제약 기업들은 베트남 의약품 시장에 직접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기술 제휴와 협력 사업을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도 베트남 당국과 접촉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정부의 대응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 규제가 강화되면 수출 절차가 길어지고 입찰 자체도 막히게 되면 타격은 불가피하다"며 "정부와 협회의 긴밀한 대응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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