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남았는데···" 한국지엠 경영 정상화 ‘안갯속’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4.17 16:07

▲한국지엠.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20일을 ‘데드라인’으로 법정관리 기로에 놓인 한국지엠 노사가 올해 임단협 협상에서 쉽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자구안 마련을 위한 노사 합의를 자금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는 만큼 3일 내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 등 최악의 상황이 예상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사는 전날 오후 2시간 30분 동안 인천 부평공장에서 제8차 임단협 교섭을 벌였으나 서로 의견 차이만 확인한 뒤 헤어졌다. 이 자리에서 사측은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독자 생존이 가능해야 자금을 투자한다’는 입장임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군산공장 폐쇄 철회 등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이날 노사 교섭이 끝난 뒤 임한택 노조지부장과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을 비공개로 만나 2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카젬 사장은 20일 전 임단협 합의가 이뤄지면 부도 신청을 중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이 ‘데드라인’을 강조하며 노조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는 모양새다. 반면 노조는 장기적인 회사 운영 방침 등이 명확히 나타나야 자구안에 합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당장 다음 교섭 일정도 확정되지 않았다. 빠르면 18일 양측이 만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잠정합의안을 이끌어 낼지는 미지수다. 16일 진행된 노사 교섭도 지난달 30일 7차 교섭 결렬 이후 16일만에 열린 것이다.

상황이 긴박해지며 협력업체와 지역경제는 초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한국지엠 협력업체들로 꾸려진 비상대책위원회는 "즉각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협력업체 30만 근로자들은 직장을 잃는다"고 노조원들에게 호소했다. 인천 지역 내 경제·시민단체들도 행동에 나섰다. 인천상공회의소, 인천평화복지연대 등 단체 관계자와 시민 3000여명은 17일 오후 인천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에서 ‘한국지엠 조기 정상화 및 인천 경제 살리기 범시민 궐기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한국지엠 노사가 대립을 멈추고 상생 협력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강신 인천상의 회장은 "한국지엠 경영 위기가 인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인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중앙 정부, 한국지엠 경영진, 노동조합이 결단과 양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한국지엠 공장폐쇄로 타격을 받는 전북 군산시의 중소기업이 법인세 등의 납부 기한을 최대 2년간 연장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한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조치가 가능하도록 한 국세기본법 시행령 개정안과 국세징수법 시행령 개정안을 18일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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