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앞' 남북정상회담...김정은, 파격 발언 나오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4.17 16:58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연합)


남북정상회담이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우리 측이 제시한 3대 의제인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남북 교류협력에 대한 공식 논의 말고도 정상 간 인삿말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공식 회의에 앞서 양 정상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개인적 친교를 쌓고 신뢰를 구축한다면 입장 차가 첨예한 문제도 좀더 수월하게 다룰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5일 대북 특별사절 대표단에 "그 동안 우리가 미사일을 발사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새벽에 NSC(국가안전보장회의)를 개최하느라 고생 많으셨다"며 "오늘 결심했으니 이제 더는 새벽잠을 설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에는 남측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한 뒤 "내가 레드벨벳을 보러 올지 관심들이 많았는데 원래 모레 오려고 했는데 일정을 조정해서 오늘 왔다"고 한 점을 미뤄보면 이번에도 회담장 분위기를 밝히는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 1,2차 남북 정상회담 때에도 정상들의 몇몇 말들은 크게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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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 (사진=AP/연합)


지난 2000년 6월 13일 오전 10시 27분 김대중 대통령이 탄 특별기가 평양 순앙공항에 도착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영접을 나오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분단 55년만에 이뤄진 첫 남북 정상회담이란 의미가 더욱 부각됐다.

그리고 김 위원장은 예상을 깨고 김 대통령의 차량에 올라타 백화원 영빈관까지 함께 이동했다.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1차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출발 전) 아침 기자회견에서 (김 대통령이) 계란 반숙을 절반만 드시고 떠나셨다고 하셨는데 구경오시는데 아침 식사를 적게 하셨나요"라고 물었다.

이에 김대중 대통령은 "평양에 오면 식사를 잘 할 줄 알고 그랬습니다"고 말해 회담장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김정일 위원장이 또 "두려운, 무서운 길을 오셨습니다. 하지만 공산주의자도 도덕이 있고 우리는 같은 조선민족입니다"라고 하자 김 대통령은 "저는 처음부터 겁이 없었습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날 목란관에선 열린 이틀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과거에 중국도 갔댔고 인도네시아에도 갔댔고 외국에 비공개로 많이 갔댔고 했는데 나보고 은둔생활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김 대통령이 오셔서 이제 은둔에서 해방됐다"고 말했다.

7년만에 이뤄진 2차 정상회담도 김 위원장의 ‘깜짝 영접’으로 시작됐다.

2007년 10월 2일 낮 12시 2분 평양 모란봉구역 4.25 문화회관 광장에서 남북의 정상은 두 손을 맞잡고 서로 "반갑습니다"고 말했다.

다음날 열린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2000년에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하늘길을 열었고, 노 대통령께서는 육로로 온 것이 뜻 깊다고 생각합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주변 경관이 좋아서 편하게 왔습니다. 군사분계선을 도보로 넘으면서 제 스스로 감동을 느꼈습니다. 평양 시민들께서 성대하게 맞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위원장께서 직접 마중 나와 주신 것도 감사드립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남쪽에서 대통령이 오시는데 환자도 아닌데 집에서 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고 화답했다.

파격적인 발언을 내놓았던 아버지처럼 김정은 위원장도 예상치 못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세계를 놀라게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관측통들은 김 위원장으로서는 젊은 지도자임을 강조하는 발언, 과감하고 통큰 인물임을 시사하는 발언, 연장자인 문재인 대통령을 배려하는 발언 등을 준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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