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보수적인 사우디아라비아 사회에 광범위한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35년 만에 상업영화관이 다시 문을 여는 것을 포함해 최근에 허용된 개혁조치만도 여성 운전금지 해제, 오페라 하우스 착공, 여성 사이클 대회 첫 유치 등이 잇따르고 있다.

영국 BBC 방송 인터넷판은 17일(현지시간) 사우디의 이같은 변화와 관련해 오일 머니로 더는 정부 지출을 댈 수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없게 되고, 이슬람 성직자들의 영향력도 줄면서 21세기에 적응해가는 것으로 분석했다.

20세기만 해도 사우디의 알 사우드 왕가는 권력을 두 개의 축에 의존했다. 넘치는 오일 머니와 보수적인 이슬람 성직자들과의 비공식적인 약속을 통해서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다른 중동국가들처럼 사우디는 젊은층 인구가 압도적이다. 3200만 명의 인구 중 대부분은 30세 이하다. 사정은 이렇지만, 청년들은 이전 부모 세대와 같은 삶의 수준을 유지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은 공공부문의 일자리가 보장되지 않아 민간부문에서 더 열심히 일해야 할 처지다. 지금도 주거비용은 종종 원성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보건과 교육 부문의 사유화도 시작됐다.

서방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결국 국민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금을 줄일 것이며 덩달아 국민들의 정치적 권리 확대 요구에 직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살만 왕이 지난해 6월 아들 중에서 젊은 축인 무함마드 빈살만(32)을 왕위계승 1위인 왕세자 자리에 올려놓은 것도 이런 젊은층 인구분포를 일정 부분 고려했다는 것이다.

실세인 빈살만 왕세자로서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지만 새로운 모델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BBC의 설명이다.

이웃 두바이와 마찬가지로, 폭넓은 정치적 자유보다는 일정 정도의 더 큰 사회적 자유를 허용하는 식이다. 덩달아 "더 열심히 일하고, 체제를 비판하지는 마라. 하지만 더욱 즐겨라"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실제로 사우디 관리들은 수년 전만 하더라도 국민이 매우 보수적이었지만 지금은 개방적이며 역동적이고, 최신기기에 능숙하다는 인상을 줄 정도로 사회적인 태도가 다양해졌다고 말한다.

현재 100만 명 이상이 외국에서 공부하는 반면, 또 다른 사람들은 매우 전통적인 문화에 몰두하고 있다. 또 여성들의 권리는 크게 향상되고 있다.

2014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우디 인터넷 이용자들의 3분의 2는 매주 온라인으로 영화를 본다. 또 사우디인 10명 중 9명은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아무리 영화를 막으려 하더라도 저가항공사 비행기를 이용, 바레인이나 두바이로 가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한 정부기관은 사우디인들이 지난해 중동 곳곳의 엔터테인먼트와 관광 분야에서 300억 달러(32조 310억원)를 썼을 것으로 추정했다. 오일 머니가 줄고 새로운 경제발전 요인을 찾아야 하는 처지에서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열어 돈을 회수하고 일자리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먹혀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중요한 여론 형성자로서 역할을 해온 보수적인 성직자들의 정치 및 사회적 역할도 변화하고 있다. 영향력 있는 성직자들은 자신들이 자칫 이슬람 극단주의 혹은 국민들의 정치적 권력 공유 요구를 불러일으켜 정치적으로 위험해 질 수 있다고 보고 정치 지도자의 뜻을 따르는 편이다.

     
[저작권 ⓒ에너지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드로이드앱 다운로드

Copyright ⓒ ekn.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