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장세에 로보어드바이저 수익률도 ‘휘청’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4.18 15:55

주식형펀드등 타 펀드보다 성과 부진...리밸런싱 알고리즘 역량 의구심 커져
규제완화보다 자산관리역량 제고 시급


사진제공 미래에세대우

▲(사진=미래에셋대우)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인간의 주관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인공지능이 매매시점과 투자비중을 조절하는 로보어드바이저 펀드가 올해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며 고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 장세에서 로보어드바이저의 리밸런싱(펀드 재구성)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가 더욱 활약하려면 상품들의 자산관리 역량을 높이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설정액 10억원 이상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의 수익률은 평균 -1.3%를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 수익률(-1.0%), 국내 주식형펀드(-0.5%)는 물론 국내 자산배분펀드(0.4%)보다도 성과가 저조했다.

상품별로 보면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키움쿼터백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가 연초 이후 -2.0%의 수익률을 나타내며 가장 부진했다. 이어 하이자산운용의 하이로키1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펀드(-1.4%), NH-Amundi디셈버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1.2%) 순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시장 상황에 따라 최적의 투자 비중을 정하고, 그에 따라 투자한다"며 "글로벌 주식이나 원자재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단기 성과만 보고 수익률이 좋다, 나쁘다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로보어드바이저의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지난해부터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결국 로보어드바이저가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을 효과적으로 배분하지 못하면서 저조한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최근 1년간 국내 증시가 활황일때도 로보어드바이저펀드 수익률은 초라했다. 최근 1년간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약 18%를 기록한 반면 키움쿼터백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펀드[채권혼합-재간접형]는 -0.8%를 나타냈다. 하이ROKI1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도 3.4%를 기록하며 주식형펀드보다 성과가 안 좋았다.

현재 금융당국이 로보어드바이저의 비대면 투자일임 계약을 허용하지 않은 점도 바로 ‘수익률’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로보어드바이저라고 해서 사람이 하는 것보다 자산관리 역량이 뛰어나다는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비대면을 허용할 경우 투자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최근에는 운용업계에서 EMP펀드를 앞다퉈 출시하면서 로보어드바이저가 갖고 있는 자산배분 역량 등의 강점이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MP펀드는 펀드 자산의 50% 이상을 ETF를 활용해 투자하는 상품으로, 다양한 글로벌 ETF를 통해 분산투자할 수 있다. 일반 펀드와 달리 수수료가 저렴하고 보다 손쉽게 자산관리를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자산배분과 안정적인 수익률이 목적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같은 수수료라면 EMP펀드가 더 유리할 수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인간의 주관적인 감정이나 판단을 최대한 배제하긴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가 반드시 다른 상품보다 뛰어난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며 "본인의 투자 성향, 수수료, 보수, 변동성을 잘 관리하는지 등을 꼼꼼하게 따진 후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