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견조 종목 VS 기대감만으로 오른 종목 구분해야
해외업체에 비해 고평가?.."과거에는 그들도 같은 길"
신라젠 등 기대감만으로 오른 종목들 임상시험 등 확인
▲셀트리온헬스케어 트룩시마.(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제약·바이오주의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면서 주가가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주의 주가가 실적보다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점에는 일부 동의하면서도 각 종목별로 다르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단순히 임상시험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오른 신라젠을 다르게 보라는 의미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일 대비 0.2% 올라 47만4000원에 마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멈추고 모처럼 반등에 성공했다. 이 종목은 3월 2일 46만5500원에서 이달 11일 58만4000원으로 25% 넘게 급등했지만 이달 12일부터 조정을 받았다.
셀트리온은 전일 대비 0.8% 하락한 24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3일까지만 해도 장중 24만9500원(-7.3%)까지 하락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지만 이날은 장중 24만8500~26만500원 사이에서 횡보하며 낙폭을 줄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도 각각 0.5%, 4.4% 올랐다. 반면 신라젠(-5.2%), 에이치엘비(-0.09%), 메디톡스(-4.3%), 바이로메드(-2.4%), 휴젤(-5.9%) 등은 하락했다.
이날 반등한 제약·바이오주의 공통점은 견조한 실적이 뒷받침됐다는 것이다. 이들 종목은 최근 고평가 논란과 회계감리 이슈 등이 맞물리며 지난달부터 조정을 받았다. 그러나 1분기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각 종목 간에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제약·바이오주 영업이익 추이.(주:2018년은 추정치)(자료 : 에프앤가이드) |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일부 종목은 올해 추정치를 포함해 최근 3년간 실적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셀트리온의 영업이익은 2016년2497억원에서 지난해 5220억원, 올해는 654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2699억원으로 2016년(1533억원)보다 74%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660억원으로 오랜 적자에서 벗어난데 이어 올해는 1100억원대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 제약주의 성장세도 견조하다. 한미약품은 2016년 268억원에서 올해 915억원으로 영업이익이 4배 가량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유한양행도 올해 1022억원으로 2016년(978억원) 대비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같은 제약·바이오주라고 해도 실적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사례에서 보듯이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실적과 모멘텀을 동시에 겸비한 종목들과 HLB, 신라젠, 제넥신, 메지온 등 단순 기대만 바탕으로 오른 종목들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기대를 타고 오른 종목들은 임상시험 추이, 파이프라인 가치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면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존슨앤존스, 머크, BMS 등 해외업체들과 비교해 고평가됐다고 분석하는 것은 논리상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키움증권 정승규 연구원은 "해외 기업들은 훌륭한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글로벌 제약시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파이프라인 보유 여부에 따른 기대감으로 랠리를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진홍국 연구원은 "과거 해외 기업들도 현재 우리나라 업체들처럼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았던 시절이 있었다"며 "폭발적인 주가수익률을 보여준 미국 셀젠, 바이오젠 역시 성장에 대한 기대를 안고 높은 PER에서 거래되다가 꿈이 현실화되면 PER가 하락하는 과정을 겪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