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을 기념해 만든 조형물로, 지구 모형이 쇼핑 카트에 담겨 있다. (사진=AFP/연합)



어린이가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각종 질환에 특히 더 취약해 최대 피해자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9일 CNN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메모리얼대학 소아과장 케빈 찬 박사 등은 의학저널 ‘소아과학’(Pediatrics)에 게재된 논문에서 기후변화가 어린이 건강에 미치는 위험은 미래가 아닌 현재의 문제라며 적극적인 연구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찬 박사는 어린이를 기후변화의 피해자로 만드는 대표적 질환으로 지카 바이러스를 꼽았다. 2015년에 처음 등장한 지카 바이러스는 주로 모기가 옮기며, 임신 중 감염되면 신생아의 두부와 뇌가 정상보다 작아 두뇌 발달을 저해하는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한다. 신생아만 불균형적으로 감염시키는 것이다. 학계에는 지카 바이러스가 등장하고, 지카와 같은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이 확산하는 데에는 기후의 불안정성이 커진 것이 원인이라는 연구결과가 이미 나와 있다.

찬 박사는 2015년 설사와 말라리아, 영양결핍 등으로 인한 5세 미만 아동 사망이 각각 전체 사망의 38%와 65%, 48%를 차지했다는 다른 연구보고서 결과를 인용하면서 이 질환들이 기후변화 탓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가 모기가 옮기는 말라리아 전염에 더 적합한 환경을 만들었을 수 있으며, 기온 상승이 설사를 유발하는 수인성 박테리아 감염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기온이 계절에 맞지 않게 높아지면 농작물 생장에 영향을 미쳐 아동의 영양결핍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5세 미만 설사 질환 사망자는 기후변화가 없을 때와 비교해 2030년까지 4만8000여 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으며, 영양결핍으로 인한 아동 사망자는 약 9만5000명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찬 박사와 함께 논문 공동저자로 참여한 에모리의과대학원 소아과 교수인 레베카 필립스본 박사는 아동이 심한 무더위와 가뭄, 대기오염 등에 취약하다는 다른 연구논문 결과도 인용해 아동이 지구 온난화의 최대 피해자라는 점을 부각했다.

조지 메이슨 대학 기후변화커뮤케이션센터의 기후-보건 프로그램 책임자인 모나 사파티 박사는 "어린이는 야외 활동이 많아 무더위에 약하고 위험한 병균을 가진 곤충에 물릴 위험이 크며, 폐가 발달 단계여서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대기오염에 특히 더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의사들은 이런 문제들을 봐왔으며, 기후변화에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의심의 여지 없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찬 박사는 "많은 연구가 성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어린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고려되지 않는 듯하다"면서 "이 분야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며, 어린이를 기후변화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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