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사진=나유라 기자) |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0일 숙환으로 별세하면서 구광모 LG전자 상무의 4세 경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은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LG그룹 지주사인 LG 등기이사로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LG는 다른 기업들보다 일찌감치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기 때문에 이번 선임이 계열사들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펀더멘털과 실적 방향성 등을 확인하며 개별 종목 위주로 접근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 구광모 등기이사 선임에도 ㈜LG-LG상사 주가는 ‘잠잠’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는 전일 대비 0.6% 오른 7만9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가 지분 24.7%를 보유한 LG상사도 전일 대비 0.5% 오른 2만8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LG가 17일 이사회를 열고 구광모 상무를 등기이사로 추천하는 안건을 의결했지만 LG와 LG상사 주가는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미 LG그룹은 계열사들 지배구조 개편을 완료한 만큼 이번 선임이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는 작용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특히 LG는 지난달 2일부터 현재까지 주가가 8% 넘게 하락했다. 지난달 LG가 LG전자와 함께 오스트리아 자동차용 헤드램프 업체인 ZKW를 총 1조44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당초 시장 예상보다 높은 가격대에 인수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유안타증권 최남곤 연구원은 "이번 선임이 기업가치 측면이나 지배구조 측면에서 큰 변수는 아니"라며 "구본준 부회장과 구광모 상무가 어떤 식으로 그룹의 역할을 분담할지가 관전포인트"라고 설명했다.
◇ 2분기 실적 기상도, LG상사 ‘맑음’ 디스플레이 ‘흐림’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번 인사와 무관하게 개별종목 위주로 투자하라고 강조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가장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LG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영업손실 586억원으로 1분기에 이어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중소형 OLED 증설의 경우 의미있는 매출을 일으키지 못하고 감가상각비 부담만 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에서만 연간 7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증권 최영산 연구원은 "대형 OLED 패널은 LG전자가 사실상 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대형, 중소형 OLED 모두 상황이 좋지 않다"며 "2분기 적자는 확실하나 3분기 LCD 패널 가격이 오르면 흑자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영업손실 18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1조5036억원을 기록하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적자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전략 고객의 물량 부진과 판가 하락까지 맞물리며 전체 매출액의 62%를 차지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가 적자전환하면서 전체 수익성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LG상사와 LG전자는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상사는 2분기 매출액 3조2781억원, 영업이익 63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7%, 62%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유가, 석탄가격 상승과 북한 자원개발 기대감 등에 힘입어 최근 주가도 약 6% 뛰었다. LG전자는 2분기에도 TV와 가전 사업을 중심으로 견조한 수익성이 지속되면서 전체 실적도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