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 숙환으로 별세
고인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으로
이재용 부회장 등 각계각층 조문 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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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 나유라 기자] 20일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장례식장에는 비공개 가족장임에도 정·재계에서 조문의 발길이 이어졌다.
구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52분께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숙환으로 별세했다. 고인은 작년에 이어 올해 초 수차례의 뇌수술을 받았고, 통원 치료를 하다가 최근 상태가 악화돼 입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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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은 평소 고인의 유지에 따라 가족 외 조문과 조화를 받지 않기로 했다. 비공개 가족장을 치르게 된 배경에 대해 LG그룹 측은 "생전에 과한 의전과 복잡한 격식을 마다하고 소탈하고 겸손하게 살아온 고인의 뜻을 따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유족들은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장례식장 3층 1호실에 비공개로 빈소를 마련했다.
빈소 입구에는 ‘소탈했던 고인의 생전 궤적과 차분하게 고인을 애도하려는 유족의 뜻에 따라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하오니 너른 양해를 바란다’는 문구가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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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각계각층에서 조문이 시작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오후 4시께 수행원 없이 홀로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약 10분간 머문 뒤 자리를 떴다.
이어 구자원 LIG그룹 회장,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 구자극 엑사이엔씨 회장, 구본완 LB휴넷 대표,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사장,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등이 조문을 위해 빈소를 찾았다.
구자열 LS그룹 회장, 구자학 아워홈 회장, 구본걸 LF 회장,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과 허윤홍 GS건설 전무 등도 빈소를 방문했다.
▲20일 오후 8시 24분께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이 고(故)구본무 LG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했다.(사진=이종무 기자) |
올해 93세로 거동이 불편한 부친 구자경 그룹 명예회장은 천안 자택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8시 30분께 청와대를 대표해 빈소를 방문했다. 그는 조문을 마치고 나와 "정말 존경받는 훌륭한 재계의 별이 가셨다. 안타깝다"는 문 대통령의 애도사를 전했다.
이상철 전 LG유플러스 부회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방상훈 조선일보 대표이사, 홍석현 한반도 평화만들기 이사장 겸 중앙홀딩스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하태경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등도 빈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이날 추도문에서 "비보에 애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인명은 재천이라고 하지만 정도(正道)를 걷는 경영으로 후배 기업인들에게 귀감이 됐던 모습을 더는 볼 수 없다는 사실에 하늘이 야속하게 느껴진다"고 추도했다.
허 회장은 해외 출장 중이나 구 회장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 급거 귀국길에 올랐다. 조만간 빈소를 찾아 조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빈소에는 유족 뜻에 따라 눈에 띌 법한 조화는 거의 없다. 문 대통령이 보낸 조화와 LG, GS, LS, LIG 등 범LG가가 보낸 조화에 한해서만 수용해 빈소 내부에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조문을 정중히 사양하고 있지만, 빈소룰 방문하는 조문객들을 돌려보내기는 어려워 난감하고 고충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LG그룹 관계자는 "갑작스런 비보에 다들 비통해 하고 있다"며 "조문객 중에는 눈물을 훔치는 이들도 많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