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신임사장 선임 '산 너머 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5.22 10:27

대우건설 노조 "산은, 전과자를 대우건설 신임사장으로 추천"

▲대우건설 신임 사장 후보에 오른 김형 전 포스코건설 부사장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민경미 기자] 대우건설 노조가 신임사장 선임 과정에서 최대 주주인 KDB산업은행과 마찰을 빚고 있다.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는 지난 18일 위원회를 개최하고 현대건설 출신으로 삼성물산 시빌(토목)사업부장과 포스코건설 글로벌인프라본부장 부사장을 역임한 김형 씨를 대우건설 신임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향후 대우건설은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본 건을 의결하고 이후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신임사장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33년간 국내외 토목 현장과 본사를 거치며 폭 넓은 경험을 쌓아온 김형 신임 사장 후보는 현대건설 재직시 저가수주로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던 스리랑카 콜롬보 확장공사에 소장으로 부임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이후 공사를 성공적으로 준공하며 현대건설이 동남아 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물산에서는 시빌사업부장으로 사우디 리야드 메트로 프로젝트 등 굵직한 해외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포스코건설에서도 글로벌 영업과 토목부문 최고책임자로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며 경영자로서의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다.

김 후보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임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전형적인 ‘정도 경영자’ 스타일로 알려져 있으며, 다양한 회사의 조직과 시스템을 경험한 것도 큰 강점이다. 대우건설 측은 김 후보의 다양한 경험이 해외사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지속성장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이번 신임사장 선임 과정에 대해 밀실야합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21일 성명서를 내고 산업은행에 대우건설 신임 사장 선임 절차를 즉각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하라고 주문했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신임 김형 후보자는 2004년 현대건설 재직 당시 공직자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다"며 "40명에 가까운 인물이 사장 후보에 지원했는데 전과 이력이 있는 사람을 사장 후보를 추천한 배경이 의심스럽다"고 꼬집은 뒤, "2011년 삼성물산 부사장으로 재직 시 1조 원에 가까운 손실을 유발했던 프로젝트의 책임자"라고 강조했다.

노조에 따르면 삼성물산에 대규모 손실을 안긴 호주 로이힐 광산 프로젝트 사업을 수주하고 사업관리를 총괄한 사람이 김형 부사장이다.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는 지난달 사장 공모 공고문에서 신임 사장의 자격 요건 중 하나로 ‘도덕성 및 윤리성이 검증되고, 대규모 부실책임 유무 등에 결격사유가 없는 분’이라는 단서조항을 단 바 있는데 노조는 김 후보가 이 조항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기본적인 도덕성이 결여돼 있고 천문학적인 금액의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퇴직한 인물은 대우건설의 수장이 될 수 없다"며 "각종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김형 후보는 자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과거 2016년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을 선임하는 과정도 문제 삼았다.

노조는 "산업은행은 2016년의 사장 선임 과정을 답습하고 있다"며 "겉으론 외부 인물을 포함해 공정하게 사추위를 꾸린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대우건설 사외이사 중 산업은행의 입맛에 맞는 인물만 포함해 사추위를 쥐락펴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오는 23일과 25일 산업은행을 항의 방문해 낙하산 사장 선임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다.


민경미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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