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수입차, 르노삼성·한국지엠·제네시스 ‘위협’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5.22 11:53
벤츠 BMW

▲BMW, 벤츠 로고.


[에너지경제신문 송진우 기자] 수입차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3월 수입차 판매 대수가 2만 6000대를 달성하면서 월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데 이어 지난달 2만 5000대를 유지하면서 상승세를 유지했다. 일부 브랜드는 이미 국내 완성차 업체를 넘어섰다. 신차 출시와 파격적인 할인 공세가 지속적으로 전개될수록 수입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을 잠식하는 속도는 갈수록 빨라질 전망이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총 58만 7325대로,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가폭이 둔화된 원인은 국산차의 내수 판매 부진이다. 국산차는 1~4월 4달간 48만 9957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2.6% 하락한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수입차는 9만 7368대가 판매되면서 전년 대비 21.7%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다.

수입차 시장에서 ‘양대 산맥’으로 자리잡은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는 국내 완성차를 위협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 벤츠의 경우 올해 누적 판매대수가 2만 8982대로 이미 한국지엠(2만 5298대)과 르노삼성(2만 6458대)을 넘어섰다. BMW 역시 올해 2만 5150대에 이르는 견조한 누적 판매량을 달성하면서 두 회사를 따라잡고 있다.

한국지엠은 최근 군산공장 폐쇄와 국내 시장 철수설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면서부터 실적이 나빠졌다. 올해 2월부터 수입차 상위 브랜드보다 부진한 판매량을 기록한 한국지엠은 지난달까지 3달 연속 벤츠, BMW 대비 낮은 판매 성적을 나타냈다. 르노삼성 역시 신차 출시가 늦어지자 점차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기 시작, 2월부터 벤츠에 밀린 자리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수입차 시장에서 고급 차량을 판매하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득세하면서 제네시스에도 ‘적색 경고등’이 켜졌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올해 4월까지 2만 2355대를 판매하면서 전년 대비 19.8% 성장했지만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1월 6404대 판매량을 달성했던 제네시스는 2월과 3월 각각 4960대, 5843대를 기록하더니 지난달에는 5148대로 전월 대비 5.6% 감소했다. 애초 대형 세단 EQ900와 G80만으로 꾸려졌던 제네시스 브랜드에 최근 G70 모델이 추가됐지만, 그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가 파격적인 가격 할인을 하자 제네시스가 가격 경쟁력을 잃으면서 수요가 국내 프리미엄 자동차에서 수입차 시장으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벤츠와 BMW 양사 간 1위 자리를 둘러싼 자존심 경쟁이 격화되면서 수입차 시장에서 1000만 원에 가까운 할인 공세가 펼쳐지고 있다"면서 "같은 값이면 수입차를 탈 수 있어서 수입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박은석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이사는 "수입차 업계는 2분기에 신차 출고 프로모션, 완전 변경(풀체인지)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며 " 국내 완성차 업계의 부진이 지속되면 판매량 격차는 더욱 좁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4월 집계 기준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국산차는 83.1%, 수입차는 16.9%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벤츠와 BMW 점유율은 각각 4.6%, 4.1%로 국산차 한국지엠(3.3%)과 르노삼성(4.3%)보다 높거나 비슷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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