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기준금리, 7월 지나면 내년 인상 가능성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5.24 14:24
이주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동결 배경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송두리 기자)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한국은행이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연 1.5%로 유지하면서 금리인상 시기는 하반기 이후로 미뤄졌다. 지금까지는 7월 인상이 유력했지만, 고용지표 등 국내의 경제 지표가 좋지 않은 만큼 금리 인상은 내년으로 넘어갈 것이란 예측도 힘을 얻고 있다.

24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전문가들은 "6월 이후 국내의 경기지표 변화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예상보다 고용 등의 상황이 좋지 않아 내년으로 금리 인상 시기가 넘어갈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투자증권의 김지만 연구원은 이날 "고용자는 매년 월별 작년 대비 27만명 정도 증가하는데 현재는 3개월 연속 10만명대로 증가하고 있다"며 "고용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지표가 나빠지면 올해 금리인상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용지표가 더 악화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올해 7월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면서도 "올해 물가가 2%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연내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면 내년 1월부터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은은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시키면서 매파 성향의 금통위원이 소수의견을 낼 것이란 예상도 빗나갔다. 임지원 신임 금통위원도 이날 처음 참석한 금통위에서 금리동결 의견을 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지 않은 것 등이 금리동결의 배경"이라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한층 더 높아진 것이 사실이며, 향후 경기판단을 할 때 경제주체들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금리인상이 하반기 이후로 미뤄졌지만, 7월과 8월쯤 인상할 것이란 예상은 여전히 힘을 얻는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윤여삼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4월 성장전망 경로가 바뀌지 않았고, 통화정책방향을 보면 ‘완화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겠다’는 문구를 유지한 만큼 연내 추가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며 "금리인상은 당위적인 부분이 있는 데다, 지난해 11월 이후 금리인상에 연속성이 있기 때문에 7월께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7월께 금리인상이 되지 않으면 그 시기는 내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신증권의 공동락 연구원도 "한은이 투자는 둔화됐지만 소비와 수출이 양호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으며,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통화정책 정상화 경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금리인상 시기는 기존과 같은 8월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6월 미국이 정책금리를 인상하면 미국과 한국의 금리 격차는 0.5%포인트로 벌어지게 된다. 자본 유출 등의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도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김지만 연구원은 "다른 국가들도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벌어지고 있지만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추고 있어 우리나라만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금리 격차 우려에 대해 "현재 자본유출이 일어나는 일부 신흥국들은 국내의 정책금리가 상당히 높지만 자본유출이 발생하고 있다"며 "자본유출은 대내외금리 차도 있지만 경제 펀더멘털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두리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