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완화 조짐...북한 석유 부족 해결될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6.19 12:05

▲2016년 4월 1일 촬영된 사진으로, 연료 부족으로 인해 평양에 위치한 주유소에 차량들이 줄지어 서있다. (사진=AP/연합)



한반도 해빙무드에 힘있어 대북 투자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북한의 석유 부족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석유매장량이 세계 8위에 달한다는 추산도 나오고 있으나, 막상 북한은 설비 부족으로 인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의 주요 정제설비는 중국과 러시아 국경 인접지역에 존재하는데, 중질유 업그레이드 설비가 없는 단순설비에 불과해 연료 생산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북한의 주요 정제설비로는 중국 국경 인근인 평안도 신의주의 평화정제설비와 러시아 국경 인근의 자유경제무역지대 선봉의 승리정제설비가 있다. 평화정제설비는 3만 배럴 규모로 가동률 33%이며, 1975년 완공됐다. 중국의 다칭 유전 생산원유를 처리하며 중국산 원유 1만 배럴 수입하고 있다. 승리정제설비는 4만 배럴 규모로 1979년 완공됐으며 코즈미노 항과 인접해 있다. 몽골 HB오일이 2013년 기준 지분 20% 보유하고 있고, 구소련 붕괴시 가동이 중단됐다. 두 설비 모두 기술부족으로 인해 경질유나 LPG, 휘발유, 경유 등을 생산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석유공사에 따르면, 북한은 2016년 기준 약 28만5000만대 차량이 연 350만 배럴의 휘발유와 경유를 소비하고 있으며, 북한의 원유·석유제품 수입량은 2017년 기준 연간 850만 배럴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은 북한이 주로 중국 다칭 유전 생산원유(API 32.2도, 황함량 0.11%)를 수입하며, 수입량은 연 400만 배럴 규모로 그 중 370만 배럴을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다칭 유전에서는 지하 송유관(30km)을 통해 원유를 평화정제설비로 수송하고 있다.

2014년에서 2016년까지 북한의 연평균 원유 수입물량은 389만 배럴로 2012년 383만 배럴, 2013년 424만 배럴을 기록했다. 1990년 1847만 배럴, 1991년 1385만 배럴을 수입하기도 했으나 경제 위기 등으로 원유 수입물량이 급감한 후 2001년 이후 중국 등의 지원으로 다시 400만 배럴을 회복했다.

경제 회복으로 상황이 나아지는 듯 했으나, 지난 해 12월 UN의 대북 제재 강화로 석유제품 수입 물량이 제한되면서 석유 부족이 심각해졌다. 과거 북한은 연 450만 배럴의 석유제품을 수입했지만, UN의 제재 2397호로 석유제품 공급이 연간 200만 배럴에서 50만 배럴로 제한됐다. 제재 결과 2018년 북한의 원유, 석유제품 수입물량은 2017년 850만 배럴에서 2018년 450만 배럴로 감소했다. UN은 원유 공급량을 연간 400만 배럴로 동결한 상태다.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제재가 풀릴 경우, 에너지부문 수출입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석유협회 김현철 정책개발본부장은 "지난 12일 개최된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제재가 풀리고 교역이 활성화될 경우, 그동안 석유 등 에너지 부족으로 더딘 경제성장을 보인 북한이 향후 석유제품 수입과 풍부한 광물자원 수출 규모를 늘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남한의 정유사들은 북한에 신규 설비를 투자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또, 풍부한 석유비축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제5위의 중간유분 수출국인 남한이 북한의 부족한 연료 부족을 충족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남한의 원유 비축물량은 전년 대비 18.4% 증가한 4800만 배럴이며 석유제품 비축물량은 전년 대비 5.2% 증가한 6300만 배럴로 집계됐다.

특히, 경협사업 중 물류 인프라 구축은 향후 석유 등 교역의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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