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농협은행도 "해낸다"…서울 구, 전국시·도 금고지기 '판도 바뀌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6.20 17:05

▲신한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전경.(사진=각사)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서울 구청과 전국 지자체 금고지기 경쟁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최근 서울 중구 금고입찰 마감을 시작으로 이달 말 제안서를 받는 구로구를 비롯해 서울 25개구와 인천 등 4개 지자체에서 금고 업무를 담당할 은행을 하반기에 선정한다. 그간 서울 구청 금고를 독점하다시피 했던 우리은행과 서울시 금고의 새 주인이 된 신한은행 간에 치열한 2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KB국민은행과 농협은행도 입찰에 뛰어들면서 금고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중구가 구금고 지정 신청서를 마감한 결과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구의 1금고는 서울시금고를 맡던 우리은행이 맡고 있다.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는 구로구에서 구금고 지정 신청서 접수를 받으며 하반기부터 서울의 다른 구들도 선정과정을 진행한다.

서울 25개구에서 다루는 예산은 총 16조원에 이른다. 현재는 우리은행이 용산구를 제외하고 구금고를 독점하다시피 해왔다. 올해부터 서울시가 경쟁입찰로 금고지기 선정 방식을 바꾸면서 신한은행이 새 주인 자리에 오르자 구금고의 판도도 뒤집혀질 지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현재로써는 시와 구가 같은 전산을 사용하는 게 편리한 만큼 신한은행이 우리은행의 독점체계를 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반면 우리은행은 그동안의 노하우 등을 강조하며 금고지기 수성에 성공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그동안의 금고 운영 노하우, 인력 등의 강점을 살려 열심히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도 금고 탈환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구나 시금고는 공무원과의 거래, 산하기관 거래 유치, 대규모 자금을 안정적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은행은 아직 서울에서 1금고를 맡은 적은 없지만, 우리은행의 독점 체계가 무너지고 새 은행의 진입 장벽이 낮아진 만큼 선정 가능성에도 기대감을 갖고 있다. 현재 국민은행은 양천구와 노원구에서 2금고를 각각 맡고 있고, 농협은행은 서울 구청에서 금고를 맡고 있는 곳은 없다.

두 은행 모두 앞으로 서울 구청 금고지기 선정이 진행되면 전략적으로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남은 모든 구의 입찰에 참여할 지는 해당 시점이 돼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곳과 앞으로 남은 곳들에 잘 대비해서 몇 곳에서라도 선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도 "그동안 서울시는 진입하기 어려웠는데, 지금은 선정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남아있는 곳들의 입찰 참여에 대해서는 여러 사안을 고려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부터는 총 10조원 규모의 예산을 굴리는 인천시가 금고지기 선정에 나서 은행간의 쟁탈전 열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인천시 1금고는 현재 신한은행이 맡고 있다. 이어 전라북도, 제주도, 세종특별자치시에서도 금고를 맡을 은행을 새로 선정할 예정이다. 이들 지역의 금고는 현재 농협은행이 맡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리테일영업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기관영업을 늘려 잠재고객을 확보하면 예금과 대출 등 수익을 보증할 수 있다"며 "올해 구와 시의 금고 은행 계약이 만료되면서 대거 입찰 공고가 나게 된 것과 맞물려 이를 유치하려는 은행권의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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